“육식어종으로 알려져 있는 피라냐가 국내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 하지만 무심코 버리는 행위는 정말 무책임한 행동이다.”
김수환 국립생태원 위해생물연구부 박사(36·사진)는 최근 피라냐, 레드파쿠 등 육식성 어종의 국내 출연으로 최근 며칠간 남보다 더 바쁜 시간을 보냈다.
지난 4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강원도 횡성군 소재 마옥저수지에 피라냐와 레드파쿠가 발견됐다. 떼로 달려들어 사람을 해치는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접했던 피라냐가 등장했다는 소식에 사람들의 관심과 우려는 상상 그 이상으로 컸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는 피라냐와 레드파쿠가 남미 아마존유역이 원산지인 열대성 담수어류로 국내 생태계에 적응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김 박사는 “피랴나와 레드파쿠는 10도 이하의 온도에서 10일 이상 노출됐을 경우 모두 폐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들이 자연으로 방생된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추운 겨울을 견뎌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포획된 피라냐와 레드파쿠를 해부해 위 내용물을 확인한 결과 피라냐에서 올챙이만 발견돼 다른 어류와 비슷한 정상적인 먹이 활동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강원도 마옥저수지에서 발견된 것은 피라냐 세 마리와 레드파쿠 한 마리, 혹시 남아 있는 개체나 번식을 통한 치어나 수정란이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김 박사를 포함한 생태원 연구팀은 원주지방환경청의 도움을 받아 이틀에 걸쳐 저수지 물을 모두 빼냈다.
김 박사는 “몇 개 개체가 남아 확산되지는 않을까, 남아 있다면 장마로 인해 저수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있어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들 개체가 진흙 속에 숨어 있을지 몰라 철저하게 확인 작업을 했기 때문에 남아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피라냐와 레드파쿠는 누가, 어떤 경로를 통해 국내로 유입했을까?
김 박사는 누군가가 관상용으로 기르던 피라냐와 레드파쿠를 저수지에 무단 유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들 어종은 사이테스(CITESㆍ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로 분류돼 있지 않아 국가 간 거래가 금지돼 있지 않고, 검역 대상도 아니다.
김 박사는 정부가 최근 피라냐와 레드파쿠를 ‘위해우려종’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들 어류가 위해우려종으로 지정되면 환경부 장관의 승인없이 수입ㆍ반입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외래생물에 대한 자연방사나 유기행위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그렇게 되면 연구 등 특수 목적이 아닌 경우 실질적으로 수입이나 반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 박사는 “피랴냐는 관상어 등으로 많은 수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라냐를 포함한 애완동물은 돌보기 어렵다고 쉽게 버리면 안 되고 책임감도 함께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충청남도 보령 출신으로 전북대학교 생물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수생태계건강성평가 연구원, 전국자연환경조사 전문조사원 등으로 참여한 바 있다.
원승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