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연일 해킹의혹 난타전
국가정보원의 해킹 의혹 관련, 여야가 다음달 6일 서울 내곡동 국정원에서 기술간담회를 열기로 했지만 양측의 기싸움은 30일에도 지속됐다. 안보 자해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논리를 여당은 강하게 주장하는 가운데, 야당은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ㆍ특검수사의 불가피성도 언급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정보위 여야 간사간 기술간담회 개최에 합의한 걸 언급, “일단 사실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고, 있는 그대로 보는 건 더 중요하다”며 “동그라미를 보면서 계속 동그라미가 아니라고 최면을 걸거나 세모, 네모라고 우기는 건 정말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킹 의혹 공방이 한 달간 지속되고 있다는 걸 지적하며 “대북 정보망에 구멍이 나면 복구가 어렵고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북한이 노출된 정보망을 역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며 “실제 북한은 인민군 정찰총국 산하에 전자국을 운영하며 5900여명의 부대원을 보유하고 있는 걸로 파악된다. 그런데 우리만 실체없는 뜬구름 의혹으로 방어막을 스스로 흔든다. 안보 자해행위는 이제 중단돼야 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국가의 안보, 산업 비밀, 국민의 재산을 지키는 전쟁을 지휘하는 곳이 국정원”이라며 “이번 해킹 프로그램과 관련된 의혹을 부풀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정보전쟁을 수행하는 국정원의 기능이 약화된다든지 적에게 이로운 일이 발생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국정원이 신뢰를 잃었음을 지적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임모 과장과 관련, “국정원이 위기 탈출 방법을 잘못 택했다. 임 과장에게 뒤집어 씌우기, 꼬리자르기를 하려 한다”며 “기술직에 불과한 과장이 대북 해킹을 주도했다면 국정원은 동네 흥신소만도 못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의 해킹 이메일을 분석하고 있다. 관련자는 적어도 4~5명으로, 이들이 해킹 프로그램을 운영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며 “전체를 지시한 사람은 따로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정원 불법 해킹ㆍ사찰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며 “자료 제출로 국가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신뢰도 제로의 국정원이다. 국회에 협조하지 않고 대통령의 진상규명 의지가 없다면 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상임위가 어려워지면 국정조사, 검찰 수사가 안 된다면 특검을 통한 강도높은 수사로 가야 하는 단계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부의장을 맡고 있는 이석현 의원은 개인 의료 정보 유출 사건을 언급, “이런 사이버 공격이 벌어지는 판에 도대체 국정원은 뭐했나”라며 “이제는 국정원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 우리 당이 요구한 30여개 자료를 내놓는 것으로 시작해 투명하게 조사를 받아야 한다. 이 사건은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홍성원ㆍ장필수ㆍ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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