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가정을 정리하고 나를 책임지라”고 다그치는 내연녀를 살해해 암매장한 3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암매장한 뒤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안부를 묻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중형 선고에 참작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시철)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임모(39)씨에게 원심 대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임씨는 2012년 보험설계사인 A씨와 보험 가입을 계기로 알게됐다. 2013년말부터는 내연 관계로 발전해 9800만원 상당의 돈을 빌리기도 했고, 수시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만남을 이어왔다.

이후 A씨는 지난해 12월 모텔에서 같이 투숙하던 중 “어떻게 책임질 거냐, 자식을 버리고 나와 살자”라는 등의 말을 하며 둘의 관계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임씨는 “내가 처자식이 있는 것을 알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며 피해자를 폭행했다. A씨가 바닥에 주저앉아 흐느끼자 임씨는 피해자를 다독이며 마사지를 해주겠다고 했다.

임씨는 A씨를 침대에 엎드리게 한 뒤 어깨와 등을 안마했다. 안마 도중 A씨는 다시 “이러다가 다 죽는다”며 임씨에게 가정을 정리하라고 했다.

이에 임씨는 A씨의 얼굴 밑에 깔아 놓은 수건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사체를 마대자루에 담아 인근 야산에 암매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A씨로부터 ‘가정을 정리하고 함께 살자’는 요구를 받자, 가정이 깨질 것이 두려웠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설득하거나 관계를 정리하려는 등 시도도 하지 않은 채 살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살해한 후에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피해자와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서로 상대방 휴대전화에 안부를 묻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며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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