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5월 산업활동 동향’뜯어보니…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확산되기 이전부터 이미 국내경기가 수출 부진과 설비투자 위축 등으로 침체국면으로 빠져들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메르스 충격이 본격화된 6월 이후 지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가 구조적인 수출 부진과 메르스 쇼크로 인한 내수 위축까지 겹치면서, 연초 반짝 회복 후 다시 침체로 돌아서는 ‘더블딥(double dip)’에 빠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국내에서 첫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5월20일이며,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공포가 확산된 것은 6월 이후다. 따라서 이날 발표된 5월 산업활동 동향은 메르스 사태로 인한 경제충격이 반영되지 않은, 메르스 직전의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5월 전체 산업생산과 기업 설비투자는 3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고, 소비는 증가세를 멈췄다. 저금리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건설기성과 국내 기계수주 등 일부 지표들이 호전됐지만, 전체 경기를 돌려놓지는 못했다.

5월 산업활동 위축은 수출 부진 때문이다. 5월 수출액은 424억달러로 작년 4월의 503억달러에 비해 무려 10.9%나 줄었다. 올 1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더욱이 감소율이 1월 1%, 3월 4.5%, 4월 8.0% 등으로 갈수록 확대돼 큰 타격을 주었다.

수출이 맥을 못추는 사이에 내수가 그나마 경제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으나, 내수마저 메르스 쇼크가 터지기 이전에 이미 증가세를 멈췄다. 내수는 저금리와 유가하락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고령화와 노후불안 등 구조적 요인이 많아 회복이 어려운 상태다.

문제는 6월 이후다. 수출이 어려운 상태에서 내수가 메르스 쇼크로 꽁꽁 얼어붙어 경기침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6월 수출은 5월의 큰폭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부진과 중국경제의 위축,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그리스의 채무협상 난항 등 유럽의 불안 등 불확실성 요인이 많아 경기를 진작시키기엔 역부족이다.

내수는 메르스 쇼크로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보다 더 심각한 상태다. 이로 인해 6월 지표는 최악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메르스 확산세가 진정돼 이달말~다음달초 종식선언이 나오더라도 내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정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와 기획재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15조원 이상의 경기보강 조치를 통해 경기를 회복세로 돌려놓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극도로 위축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호전되기엔 역부족이다.

한국경제 규모가 정부나 통화당국의 정책만으로 움직이기엔 너무 크고 대외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도 한계다. 결국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려면 경제심리가 회복되고 대외여건도 개선돼야 하는데, 당분간 침체의 터널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