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재섭 기자]2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삼성그룹의 약속인 동시에 차기 그룹 경영권 승계자의 첫 공식 데뷰 무대였다는 점에서 특이할 만하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대표해 공식석상에 나와 국민을 상대로 육성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1991년 삼성전자 입사이래 단 한번도 공식 기자회견장에 나선 적이 없다.
이 부회장이 이날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특별기자회견장에 직접 나와 사과한 것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로 국민적 비판을 받게 되면서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엄중한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삼성서울병원의 운영 주체인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에 올라 병원 운영의 최고책임자 자리를 맡고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도 이 부회장을 소개하면서 ‘이재용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이 입장 발표를 하겠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부친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맡고 있던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되면서 그룹 승계를 위한 상징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두 재단 이사장은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직과 함께 유지하고 있던 공식 직함인 동시에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이 맡아왔던 자리이기도 하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이를 승계한 것은 그룹 경영권 승계자라는 큰 의미가 담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그룹을 대표해 직접 본인이 대국민 사과를 하되, 적당한 시기를 골라 사과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메르스 사태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고, 메르스가 진정되는 때까지 사과시점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만 47세 생일을 맞은 이 부회장은 이번 사과문 발표를 앞두고 직접 수일간에 걸쳐 발표문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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