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ㆍ기온상승…유속 느려져 녹조 발생 -서울시 “용존산소량 넉넉…조류 독성이 원인”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난개발의 역습일까. 지난 27일 한강 하류 방화대교~신곡수중보에서 발생한 ‘물고기 집단 폐사’의 원인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가뭄에 이은 녹조 현상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환경단체는 설치한지 10년이 지난 신곡수중보를 생태계 교란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방화대교~신곡수중보에서 발생한 물고기 집단 폐사와 관련, 조류(녹조) 발생 지점과 물 속의 산소량, 즉 용존산소량에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시는 지난 28일 해당 구간에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시는 우선 한강 하류 용존산소량이 물고기가 폐사할 정도로 부족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뭄과 기온 상승으로 조류가 늘어나긴 했지만 물고기가 필요한 산소까지 다 소모하진 않았다는 얘기다. 정미선 시 수질정책팀장은 “조류도 수중에서 호흡하기 때문에 산소가 필요하다”면서 “용존산소량을 측정한 결과 물고기가 살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폐수 등 오염물질로 인한 폐사도 아닌 것으로 시는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장은 “방화대교~신곡수중보에서 발생한 조류는 일반 녹조와 다르다”면서 “독성을 가진 남조류가 과다하게 증식해 물 속에 독성을 발산,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고 분석했다.

시는 녹조 현상이 한강 하류에서만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통상 조류는 상류에서 생성돼 하류로 내려오면서 확산된다. 시의 ‘조류경보제’도 이런 흐름에 따라 발령된다.

그러나 이번 녹조는 방화대교~신곡수중보에서 성산대교→양화대교→당산철교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오고 있다. 정 팀장은 “최근 10여년간 발생한 조류를 보면 한강 상류인 팔당댐에서 잠실수중보로 확산되는데 여기에는 별다른 (녹조)징후가 없다”고 말했다.

이상(異常) 녹조 현상은 신곡수중보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정 팀장은 “팔당댐에서 방류한 물이 신곡수중보에 이르면 유속이 2배 이상 낮아진다”면서 “물의 흐름이 약해지면서 조그마한 이상 기후에도 조류의 번식이 활발해진다”고 말했다.

신곡수중보는 유람선 운항, 한강공원 개발 등을 위해 서울시가 2002년 설치해 정부(국토교통부)에 기부채납했다. 하지만 개발시대가 끝나고 생태계 복원시대가 도래한 만큼 신곡수중보의 역할도 재고돼야 한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안보논리도 많이 희석됐다. 정부는 신곡수중보가 한강 수위를 유지해 인근 군사시설을 보호하고 북한 잠수정 침투를 막는다고 주장해왔다.

김동언 팀장은 “한강 하류 철책을 해체하는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안보논리는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생물다양성 보존과 수질 관리를 위해 신곡수중보를 철거하는 것이 더 큰 이득”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지난달 고양시, 김포시, 환경단체 등과 함께 국토교통부에 신곡수중보 관련 연구사업을 제안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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