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6ㆍ15 남북 공동선언 15주년을 전후해 대남 화해와 위협을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롤러코스터 전술을 펼치고 있다.
분단 70년, 광복 70주년이 어느새 반환점을 돌고 있지만 남북관계가 여전히 경색된 상황에서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는 동시에 경색의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려는 의도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6ㆍ15 공동선언 15주년 당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북남 사이에 신뢰하고 화해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당국간 대화와 협상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정부 성명’은 국가를 대표해 발표하는 최고 수준의 입장 표명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나름 성의를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이 정부 성명을 발표한 것은 1993년 3월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와 2003년 1월 NPT 재탈퇴 등 손에 꼽을 정도다.
가장 최근의 정부 성명은 지난해 7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한 것이었다.
비록 응원단 파견은 후속 실무회담 과정에서 무산됐지만 북측 선수단 참여와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비서, 김양건 당비서 등 고위급인사의 전격적인 인천방문이라는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북한은 이번 정부 성명이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명시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의지임을 부각시켰다.
북한은 같은 날 조선적십자 중앙위원장 명의 통지문을 통해 불법입국한 우리 국민 2명을 돌려보내겠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5월11일 북한으로 들어갔는데, 북한이 억류중인 우리 국민을 이렇게 빨리 송환한 것을 이례적인 일로 대남 화해 제스처의 일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16일 그간의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를 겨냥한 비난 대신 ‘우리민족끼리’와 6ㆍ15 공동선언 정신을 강조하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북한이 대화와 화해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우선 북한은 정부 성명에서 남북 당국간 대화와 협상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한미 합동군사연습 중단, 5ㆍ24 조치 해제, 대북정책 전환 등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북한이 그동안 되풀이해왔던 주장들로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북한은 화해 제스처를 취하는 동시에 다른 한쪽에선 김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일을 발사하고 야간 해상 군사연습을 실시하는 등 긴장 고조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14일 오후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부근에서 동해상으로 KN-01 단거리미사일 3발을 발사한데 이어 정부 성명을 발표한 직후 야간 해상 군사연습을 실시했다.
정부는 북한의 이 같은 행보에 일단 신중모드를 취하고 있다.
정부는 15일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은 부당한 전제조건을 내세우지 말고 당국 간 대화의 장에 나오는 한편, 남북 간 동질성 회복에 기여하는 민간 교류에도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정부 성명은 전제조건을 깔아놓고 조건이 충족되면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과거 북한의 주장과 다를 바 없다”며 “대화 단절의 책임을 남측 정부에 떠넘기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8ㆍ15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현 상태로 가기에는 남북 모두가 부담”이라며 “북한이 극단적인 도발을 안 한다면 북한의 정부 성명이 대화 재개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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