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상자 파악도 못해

정부가 메르스(중동호홉기증후군)로 인해 격리된 근로자의 경우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밝혔지만 아직 해당 사업장과 대상자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실업급여자와 직업훈련생도 메르스로 격리되면 격리기간을 구직기간으로 인정해주기로 했지만 이들 또한 지원 대상자를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관련기사 3·4·6·10·11·27면

메르스 사태를 지휘할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에 이어 메르스 긴급 지원대책을 스스로 밝혀놓고도 그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기만 하는 정부라는 질타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초 메르스 확진을 받거나 의심 증상으로 격리된 근로자에게 기업이 유급휴가를 줄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근로기준법상 질병, 전염병의 경우 연차휴가를 주도록 돼 있지만 유급으로 병가를 주는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1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대기업 등 일부 기업은 취업규칙에 관련 규정을 담고 있지만 유급 병가가 명시돼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이에대해 고용부는 메르스로 격리된 근로자의 생계보호를 위해 휴무 시 가급적 유급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사업장에 권유하고 있다.

문제는 격리 대상자 중 병가 상태인 근로자가 누구인지조차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해당 근로자를 지원하려면 사업장에 이름, 소속 등 개인정보를 알려줘야 해 개개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보건 당국에서 자가 격리자를 관리하고 있어 아직 해당 근로자 명단은 없는 상태”라며 “보건소 전담자가 하루에 두 번씩 전화해 근로자 여부를 파악한 뒤 본인이 동의하면 해당 회사에서 사후처리토록 권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메르스로 격리된 실업급여자와 직업훈련생도 그 기간을 구직기간으로 인정받아 지원금을 받는데 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역시 대상자가 누구인지 파악이 안 됐기 때문이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