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장필수 기자]자료 공개 여부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의 최대 걸림돌이 됐다. 청문회용 자료 공개 의무를 명시한 소위 ‘황교안법’이 황 후보자 청문회 발목을 잡는 격이다.

여당은 결정적인 증거 없이 야당이 발목잡기식 자료 제출만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야당은 검증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대응했다. 자료가 없으니 부실 검증이 불 보듯 뻔하다는 반발이다. 검증할 게 없으니 자료만 요구한다는 여당, 자료가 없으니 검증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야당이 맞선 형국이다.

▶野, “결정적 한방 없다? 있을 리 없다” = 황 후보자 청문회 이틀째인 9일도 소위 ‘19금(禁) 사건’ 내역 공개 여부가 최대 쟁점이다. 자문사건이란 이유로 비공개한 19건에 대해 법조윤리협의회가 지난 8일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19건 자료를 전달했지만, 정보 공개 수위를 두고 여야 간 이견이 벌어졌다.

야당은 “사건 의뢰인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여당은 “개인정보 보호로 의뢰인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맞서면서 끝내 자료 열람은 무산됐다.

야당은 부실한 자료 제출이 부실한 검증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사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자료를 안 주는 게 한방을 어디서 찾겠느냐”며 “검증을 못 하게 자료를 조금씩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부적절한 수임이 있는지 19건 자료를 확인해보겠다는 것”이라며 “낙마가 목표가 아니라 검증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은수미 의원도 “문제가 없는 자료만 주고 검증을 해야 하니 검증이라 볼 수 없다”고 비판했고, 김광진 의원은 “자문사건이 맞는지조차 파악할 수 없어 이를 비공개 열람하자는 것인데 이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이날 오전 11시까지 황 후보자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우 의원은 “자료를 제대로 안 내면 청문회 못한다”고 단언했다. 자료 제출 여부에 따라 청문회 보이콧까지 강행하겠다는 취지다.

▶與, “의뢰인 개인정보는 고해성사 같은 것” = 새누리당은 야당이 과도한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9건 수임내역 내 의뢰인 정보는 본인 동의가 없는 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사청문특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근대적 사법제도가 들어온 이후 변호사의 조력을 받은 권리, 의뢰인의 비밀을 보장받을 권리는 마치 고해성사에 대한 성직자의 비밀유지처럼 절대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법을 만들 당시 사건명, 수임날짜, 관할기관, 처리 결과 등 4개 항목만 공개해 의뢰인의 개인정보를 누설하지 않도록 했다”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쳤는데 야당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도 “헌법상 변호인 접견권은 신성불가침의 권리”라며 “그것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어떤 능욕을 입은 사람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이날에도 정책 질의를 중심으로 야당의 공세에 맞서 황 후보자 방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지난 8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권 의원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황 후보자도 고등학교 내내 친구인데 전혀 생각이 다르다. 동기란 이유만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야당의 전관예우 의혹에 반발했다.

김제식 새누리당 의원은 “(비공개 19건 포함해)수임내역 119건을 모두 제출했는데 만약 입장을 바꿔 전화변론 등을 했다면 그런 내용을 빼고 제출했을 것”이라며 “119건 모두 제출한 걸 보면 문제가 특별히 없다고 생각해 그런 것 같다”고 황 후보자 대신 해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