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직접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 도시락족(族)이 최근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식당처럼 사람이 밀집한 장소를 피할 수 있는데다 비싼 점심값 부담을 덜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수도권의 중소 IT 기업에 다니는 박모(38)씨는 지난 2월부터 일주일에 2번 정도는 아내가 싸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그는 “밖에서 사먹으면 최소 7000원 이상인데 차라리 건강도 챙기고 저렴하게 점심을 해결하자는 아내의 제안에 선뜻 동의했다”고 했다. 박씨는 “게다가 요즘에는 메르스 때문에 도시락을 싸오겠다는 동료도 하나 둘 늘고 있다”며 “부럽다는 얘기를 하지 궁상 떤다는 시선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여행사에 다니는 최모(여)씨는 시간 절약을 위해 도시락을 싸온다고 말했다. 왔다갔다 1시간 이상을 점심 먹는 데 쓰는데 회사 안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영어 회화 등 자기계발 시간을 갖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메르스 때문에 사람이 모인 곳에 가기가 꺼려진다면서 이번 달부터 도시락 싸오는 동료가 2명이나 더 늘었다”고 했다.
일주일에 2∼3번은 간단히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다는 회사원 여모씨도 “메르스가 불안하다 보니 밖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대신 도시락을 싸와 합석하는 동료들이 이번주에만 3명 늘었다”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 이전에도 도시락 문화는 확산되고 있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도시락에 관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가량(46.1%)은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도시락을 직접 싸서 다닐 의향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남성(37.6%)보다 여성(54.6%)의 의향이 더 많았다.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할 때 집에서 직접 싸온 도시락을 이용하는 비중과 시중에서 판매되는 도시락 제품을 구입하는 비중은 각각 36.6%, 63.4%로 직접 싸오는 도시락 비중도 결코 적지 않았다.
한 대기업은 그룹 공식 홈페이지에 직장인 도시락 반찬 레시피를 소개하는 등 도시락족에 대한 회사의 시선도 대체로 나쁘지 않은 분위기다.
간단한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취업준비생도 많다. 서울의 한 영어학원에 다닌다는 이모(26ㆍ여)씨는 “알뜰하게 싸오면 훨씬 돈이 절약되고 시간도 절약된다”며 “학원 안에 도시락 싸온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도 따로 있어서 눈치 보는 일 따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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