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공룡 입찰로 본 현주소 한류열풍에 ‘황금알 거위’로 급부상 2010년 이후 年평균 29.1%씩 성장 엔화 약세-중국 견제 등이 걸림돌
경기불황으로 유통업계가 힘겹다고 하지만 ‘나홀로 폭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면세점이다. 최근 한류열풍을 타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급부상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2곳을 획득하기 위해 유통 공룡 7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이처럼 유통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게 된 이유는 국내 면세점 시장은 2010년 이후부터 2014년까지 매년 평균 29.1%씩 성장하며 시장규모 세계 1위로 유통업체들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기대만큼 면세점이 유통공룡들 위기 극복과 최후 유통왕국을 위한 구원투수가 돼 줄까.
의견은 분분하다. 면세점이 황금알이기에 가능하다는 의견, 향후 상황에 따라 면세점은 계륵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갈린다. 현재로선 장담은 금물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엔화 약세로 일본 면세점의 상품 가격이 저렴해져 지난해 말부터 일본을 찾는 유커들이 늘고 있다”며 “일본 정부까지 나서서 공항면세점과 시내면세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면세점 폭풍성장 일등공신은 유커=한국을 찾는 유커는 2008년 116만명에서 2012년 일본 관광객수를 앞질렀고 2013년 432만명으로 5년새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 유커 1인당 평균지출액도 2008년 130만원에서 2013년 236만원으로 80% 급증했다. 분명한 것은 지난해 유커 64%가 1인당 쇼핑지출액이 500달러 이상이었고 이 가운데 60%가 면세점 쇼핑을 한 것으로 나타나 면세점은 유커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고 할 수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의 지출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생산유발 효과는 13조3700억원으로 3000만원대 중형 승용차 44만여대를 판매한 것과 맞먹는 효과를 보였다.
유커들이 한국에서 사들인 물건은 화장품과 향수였다. 인천공항공사의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최근 4년간 면세점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과 향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35%에서 38%로 가장 높았다.
최근에는 중국판 ‘아빠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의 TV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화장품에 이어 한국 유아용품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ㆍ중ㆍ일 면세점 삼국지…세계1위 한국 위협=유커들의 해외여행 붐으로 인해 한국은 물론 전세계는 면세점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13년 542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면세점 시장이 2015년 6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고의 격전지는 아시아다. 그 중에서도 유커의 절대다수가 찾는 곳이 있다. 유커붐으로 지난해 최대 수혜를 본 한국과 지난해말 엔저 현상과 맞물려 중국인의 방문이 다시 급증하는 일본 그리고 유커의 본고장 중국이다.
한국의 경우 한국관광공사는 2020년 유커 1500만명시대가 오면 한국에서 쇼핑으로 쓰는 돈은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전망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걸림돌 역시 많기 때문이다. 최근 엔화 약세로 일본 면세점의 상품 가격이 저렴해지자 지난해말 부터 일본을 찾는 유커가 늘고 있다. 또 일본 정부와 관광업계는 더 많은 유커를 유치하기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올 가을 미쓰코시이세탄ㆍ일본공항ㆍ아리타국제공항은 공동으로 도쿄 긴자에 시내면세점을 열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말 오사카와 함께 도쿄 긴자지역의 시내면세점 진출을 위해 일본 정부에 허가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중국의 견제도 심상치 않다. 중국은 세계 면세점 시장 3위 규모다. 중국인이 세계 각국 면세점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자 중국 정부와 기업이 자국민의 쇼핑 수요를 내부로 흡수하기 위해 나선 것은 우리로선 악재일 수 있다. 중국은지난해 9월 하이난섬 산야에 세계 최대 규모 면세점 ‘CDF몰’을 열었다. 기존 하이난 산야의 시내면세점에 추가해 지어진 이 면세점은 롤렉스, 샤넬 등 300여개의 최고급 브랜드가 입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오픈한 면세점과 기존 면세점의 성장을 감안하면 향후 3년간 중국의 면세점 영업이익 증가율은 20%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며 “자국민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면세 사업 시장은 1위인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이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