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수출입 규모가 5개월 연속 동반 감소하면서 경기회복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수출이 경제를 이끌어가기는 고사하고 이제는 성장률을 깎아먹는 역할을 하면서 대외의존형 중심인 경제운용의 틀을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밝힌 지난달 수출입 실적은 충격적이다. 수출액은 10.9%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타격을 받았던 2009년(-13.9%) 이후 처음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였고, 수입액은 15.3% 감소해 올 1월 이후 5개월 연속 두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출의 두자리 감소는 2009년 8월 이후 5년 9개월만의 일이다. 수출이 급감한 것은 ▷글로벌 교역의 둔화와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 ▷중국의 추격 ▷일본과 유럽연합(EU)의 경기부진 등 전반적인 대외여건이 좋지 않았던데다 작년말 이후 격화된 글로벌 환율전쟁의 파장이 본격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율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데,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인한 원화가치 상승의 타격이 시간이 지나면서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수출 감소율이 1월 -1%에서 3월 -4.3%, 5월 -10.9%로 추세적으로 확대된 것이 이를 반영한다.
지난달 수출은 4대 주력시장에서 모두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 경기회복 지연으로 수출감소율이 4월 2.7%에서 지난달엔 7.1%로 확대됐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대중수출도 2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의 경제성장세 약화에다 가공무역에 대한 제한, 중국기업들의 맹추격으로 한국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대일 수출은 13.2%, 대EU 수출은 9% 각각 감소했다. 대규모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등 공격적 통화정책으로 최근 일본과 EU 경제가 회생기미를 보이고 있음에도, 한국의 수출이 큰폭 감소세를 지속한 것은 환율경쟁력 약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처럼 한국이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타격을 받고 있지만,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면서 환율의 무역조절 기능이 사실상 상실됐다는 점이다. 수출이 감소하면 경상수지 흑자 감소→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수출경쟁력 상승의 시장기능이 작동해야 하는데 지금은 이런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흑자 지속으로 원화가치 상승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4월 수출활성화 대책을 수립해 실천한데 이어 이달 중에 전문가들을 동원, 수출동향과 구조변화를 심층 분석해 규제완화, 세제지원, 인력양성, R&D 및 설비투자 촉진, FTA 활용촉진, 신규 수출 유망품목 발굴 등 중장기 종합대책을 망라해 발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대책은 물론 장기적으로 내수와 수출이 균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전반적인 교역여건이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교역국들의 경계도 높아져 단기처방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기적이고 구조적으로 수출입이 균형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내수 서비스산업을 집중 육성해 내수 성장세를 높이고 수입시장 개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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