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각 기업의 오너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이른바 서울권 ‘면세점 대전(大戰)이 오너들의 자존심 대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면세점 입찰 성공 여부가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의 참여한 오너 경영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질 수도, 흔들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에 대한 오너들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현재 입찰참여 기업들은 전 임직원이 총력으로 면세점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종적으로는 이번 면세점 입찰이 오너의 경영능력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서울 신라호텔의 5성급호텔 선정 기념행사에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그룹의 모태인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통 크게’ 결정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의 행보는 최대 관심사다.

(왼쪽부터) 신동빈 회장, 김승연 회장, 정용진 부회장, 이부진 사장, 정지선 회장
(왼쪽부터) 신동빈 회장, 김승연 회장, 정용진 부회장, 이부진 사장, 정지선 회장

이부진 사장의 경우 이번 서울시내 면세점 확보가 면세와 호텔부분에서 본인의 독자적인 경영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면세사업 해외진출과 호텔브랜드 확장을 통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내 면세점 확보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된 그룹 내 이 사장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쐐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그룹의 모태로 상징성을 가진 신세계 본점 본관을 후보지로 내놓며 면세점 확보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20년 숙원인 면세사업 확장을 위해 정 부회장은 꾸준히 면세시장 내 신세계의 입지를 다져온 장본인이다. 2012년 9월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김해공항에 두 번째 면세점을 열었다. 올해 2월에는 인천공항에 면세점을 개설했다. 금번 신세계가 시내 면세점을 확보할 경우 신세계는 롯데와 신라 2강 체제의 면세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되고, 오랜 숙원사업을 성공궤도에 올리고 있는 정 부회장의 그룹 내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도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면세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가산현대아웃렛, 김포 프리미엄 아웃렛 등을 통해 새 사업인 아웃렛 시장에 현대백화점을 연착륙시킨 바 있다. 오는 2015년에는 송도에 프리미엄아울렛이 생긴다. 여기에 또다른 새 영역인 면세사업에까지 성공적으로 진입할 경우 정 회장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신사업 행보에 더욱 동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화 김승연 회장이 최근 중동 지역에서 연일 수주를 따내며 다시금 보여준 승부수가 이번 면세사업 확보에서도 힘을 발휘할 지도 관심사다.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점 출점 후보지로 63빌딩을 선택, 명동과 강남 지역에 편중된 외국인 관광객을 여의도 지역으로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과의 그룹 후계 경쟁에서 우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롯데 신동빈 회장도 뒤늦게 출사표를 던졌지만 면세사업 확보를 위해 빠르게 스퍼트를 내는 분위기다. 연말로 소공점과 코엑스점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시내 면세점 확보가 신 회장의 그룹 최고경영자로서 주요 성과물이 될 것이란 점이 배경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