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지난해 유가 급락으로 사상 최악의 한해를 보낸 정유회사들이 올 들어 국내 휘발유 소비가 늘어나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 1~4월 국내 석유소비량은 2억8370만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그중 휘발유는 2490만배럴, 경유는 5060만배럴이 소비돼 각각 7.7%와 10.2% 늘어났다.
전체 석유소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납사 소비량도1억3830만배럴로 4.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난방용으로 쓰이는 등유는 무려 21.2% 늘어난 730만배럴이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원료로 공급되는 벙커C유 소비량은 7.7% 증가한 1360만배럴, 항공유는 11.5% 늘어난 1150만배럴이었다.
다만 액화석유가스(LPG)는 2.8% 감소한 2730만배럴로 주요 석유제품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이러한 석유제품 소비 증가세는 저유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휘발유와 납사 등 각종 석유제품을 다시 판매하고 있는데, 통상 내수가 전체의 3분의 1을, 수출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비중 자체는 수출이 더 크지만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 차원에서 국내 소비 증가세는 정유사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정유부문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정유업계는 1분기 SK이노베이션이 1526억원, GS칼텍스 1825억원, 에쓰오일 11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해외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아 정유업계가 활짝 웃지는 못하고 있다. 저유가 영향으로 해외 소비도 살아나고 있지만, 공급증가분이 더 많아 국내 정유사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신규 정제 설비가 오는 7월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인데다 중국과 인도 등 우리 정유사들의 주요 수출 시장에서도 석유제품 자급률이 높아지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1∼2분기는 단편적인 제품 중심의 수요 증가와 공급 차질이 맞물려 정유업계 실적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그러나 3분기부터는 신규 정제설비의 등장으로 수출 시장에서 국내 정유업계의 위치가 점점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