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재섭ㆍ김아미ㆍ천예선 기자]관광ㆍ유통업계 등 산업계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후폭풍’이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여행 취소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향후 메르스의 확산 정도에 따라 갑작스런 ‘수요(소비) 절벽’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점검반을 가동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관광객의 큰손인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행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감염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지난달 29일 이후 31일까지 예약취소가 없다가 1일 취소 접수가 발생했다. 중국 전문 여행사인 A사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600여명이 한국여행을 취소했다고 2일 밝혔다.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도 잇달아 발생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공포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연쇄적으로 한국여행 취소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지금처럼 메르스가 빠르게 확산되면 한국 대신 일본을 택하는 중국인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B여행사 관계자도 “중국 현지 여행사에는 메르스 감염자가 대거 발생한 서울 대신 제주도 여행상품이나 일본 관광상품에 대해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온다”고 전했다.
백화점 면세점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유통업계도 분위기는 침울하다. 특히 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주요 고객이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로선 소독제 비치 등 위생관리에 집중하는 수준이다.
관광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9일부터 한국관광공사, 한국여행업협회와 함께 ‘방한 관광시장 상황 점검반’을 가동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매일 한국관광공사 31개 해외지사를 통해 현지 언론보도를 분석하는 등 방한 관광객의 변화 추이를 점검해 특이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수출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들어 수출은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데 이어 5월에는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메르스 여파가 수출회복 속도를 더 지연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유가하락 여파로 오일머니에 큰 기대를 걸 수 없는 상황에서 메르스까지 겹쳐 대 중동 교역물량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대표 무역업체의 관계자는 “국내 메르스 첫 감염환자가 중동지역을 다녀온 사람이었다는 데 직원들이 긴장하는 분위기”라며 “사우디아리비아 지사를 통해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회사 차원의 중동지역 출장금지명령은 아직 없지만 사업본부별, 부서별 출장 자제 움직임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회사들은 중동 건설 현장에 나가 있는 직원들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장 근로자들의 체온 측정과 소독제 비치 등 위생관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이상 여부가 감지되면 사전 시나리오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출장자가 많은 한 전자회사는 해외 일정 후 귀국 시에는 사외병원을 먼저 방문해 신체 이상유무를 파악할 것을 당부했다.
항공업계도 분주하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보건당국 지침을 받아 항공운항 중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 ▷승무원 선정 및 대응 △격리공간 지정 및 응대△의심환자 보고 △착륙 후 조치 등 승무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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