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PCA생명 감사팀 소속의 A씨는 지난해 3월 변액보험 추가 납입 및 중도인출에 대한 이상 징후를 포착, 자체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고객 본인이 아닌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료를 추가 납입 또는 중도인출을 대신 신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부 감사결과 적발된 보험계약 건수는 40건이 넘었다. 게다가 보험설계사가 고객 신분증은 물론 고객 명의의 통장사본을 보관하는가 하면 보험료 중도인출 시 임의적으로 사용하고, 가상계좌를 통해 추가 납입보험료를 대납하는 일도 있었다.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변액보험의 보험료 추가납입 및 중도인출 서비스의 맹점을 악용해 편법수익을 거두는 등 모집질서 문란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관련 규정을 전면 개정하는 등 행정지도에 나서기로 했다.
18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변액보험 중도인출 서비스의 횟수를 제한하는 등 변액보험의 헛점을 악용해 단기거래차익을 거둘수 없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여전히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주식 투자수익률에 따라 보험금이 변동하는 변액보험의 추가납입 및 중도인출 서비스를 악의적인 의도로 활용, 주가가 하락했을 때 보험료를 추가 납입하는 방식을 통해 편법 수익을 거두고 있다”면서 “이에 변액보험의 단기거래차익 방지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PCA생명 등 일부 생명보험사들은 고객이 중도인출 또는 보험료 추가납입을 신청하면 전일 종가 기준으로 산출해 제공한다. 때문에 주가의 등락을 확인할 수 있다는 맹점이 발생한다. 어제보다 주가가 올랐을 경우 보험료를 추가 납입해 편법이익을 취하고, 전일보다 주가가 하락했을 때엔 중도인출을 통해 손실을 피할 수 있다는 헛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일례로, 어제 주가가 1000원이었는데 오늘 1100원으로 올랐다면 추가납입을 통해 1000원에 1100원짜리 구좌를 살 수 있어 10%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반대로 오늘 900원으로 하락했을 때에는 중도인출을 1000원 기준으로 계산해 받을 수 있어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변액보험 약관대출에 이어 중도인출과 추가납입 기능을 악용해 수익을 보장하고, 손실을 피할 수 있다는 등 변액보험을 통해 변칙영업이 여전히 성행 중”이라며 “중도인출 수수료 등 사업비를 면제한 점도 악용 소지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추가납입 및 중도인출 횟수를 제한하는 등 규정 변경을 통해 강력 차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거 미래에셋, 메트라이프생명 등 변액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했던 보험사들을 상대로 변액보험의 중도인출 기능 등을 통해 단기거래 차익을 노렸던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보험사를 옮겨가면서 동일한 수법으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면서 “이에 횟수 제한 등 단기거래 차익를 낼 수 없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실시한 부문검사에서 설계사가 고객 대신 홈페이지를 통해 추가 납입, 중도인출을 신청한 사실이 적발된 PCA생명의 경우 현재 금융당국의 제재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CA생명의 경우 고객 신분증을 설계사가 직접 보관하고 임의적으로 사용하고, 작성계약 100여건이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PCA생명은 변액보험을 활용한 단기거래 차익으로 일반 고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판단했음에도 영업실적 악화를 우려해 이를 묵인하고, 심지어 중도인출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단기거래 차익을 조장했다는 점이 지적됐다”면서 “일부 증권사 출신의 보험설계사들이 강남 일대 고액자산가들을 상대로 수수료를 받고 장난을 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이 단기거래를 통해 얻는 차익만큼 유배당 고객은 배당액이 줄어드는 등 일반 보험가입자들의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