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 H스포츠=최진수기자 ] 축구팀에게 있어 레전드는 팀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존재들이다. 각 구단의 레전드들은 구단이 성공적인 길을 걸어왔다는 하나의 증거이며 팬들을 끌어들이는 핵심요소 중 하나이다. 또한 팬들에게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원천인 동시에 지속적인 서포팅의 원동력이다. 그만큼 팬들에게나 구단에게나 레전드의 존재는 그들이 애정을 쏟는 팀의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고 현직선수들에게는 닮아가고 싶은 롤모델을 제공하기까지 한다.

리버풀도 예외는 아니다. 100년이 넘는 클럽의 역사가 존재하는 만큼 수많은 유럽축구의 레전드들이 리버풀에서 배출되었다.

올해 초, 스티븐 제라드의 LA 갤럭시 이적이 확정되었다. 자연스럽게 2014-15시즌이 그가 리버풀에서 보내는 마지막 현역시즌으로 결정되었다. 이제 팬들은 리버풀의 캡틴이자 안필드의 심장인 그를 떠나보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이 시점에서 현재까지도 팀에게 막대한 영향을 주는 그를 포함해 과거 팀에 영향을 주었던 다른 레전드들은 누가 있는지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리버풀의 과거와 현재를 지탱하는 선수들은 누가 있을지 알아보자. (필자의 주관으로 5명을 선정했다.)

제라드가 그리울 것 같다 ⓒUEFA 공식 홈페이지
제라드가 그리울 것 같다 ⓒUEFA 공식 홈페이지

5) ‘안필드의 심장’ 스티븐 제라드 위에 언급된 모든 레전드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스티븐 제라드는 눈에 띄는 업적을 쌓지는 못하였다. 리버풀 통산 502경기 출전 119득점(현재 기준)을 제외하면 FA컵 2회 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으로 다른 레전드들의 업적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제라드가 여타 레전드들에 비해 훨씬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그의 탁월한 실력 때문만은 아니다.

1997년부터 리버풀 유스로 시작한 그는 1998년 성인팀에서 데뷔무대를 가질 만큼 재능과 실력이 있었다. 또한 23살이었던 2003-04시즌부터 사미 히피아 대신 주장을 맡는 리더쉽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대망의 2004-05시즌에는 당시 최고의 팀이었던 AC밀란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만나며 승부차기까지 간 접전 끝에 팀 역사상 5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러나 제라드가 가장 아쉬운 것은 바로 리그 우승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실 리버풀은 1992년 EPL출범 이후 단 한번도 리그우승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70, 80년대를 호령했던 옛 기억과 비교해보면 90년대 이후는 팀의 긴 암흑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2008년 이후에는 챔피언스리그에도 출전하지 못하면서 우승 트로피와는 거리가 멀어진 상태이다. 그 한가운데 제라드가 있다. 암흑기에 있는 팀의 주장으로서 팀을 이끄는 동안 최고의 팀인 레알 마드리드나 첼시로부터 이적제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적제의를 거부하고 리버풀에 남기로 결정했다. 개인 커리어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마이클 오웬, 페르난도 토레스 그리고 루이스 수아레즈 등 모두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팀을 떠날 때 묵묵히 혼자 팀에 남아있었다.

아마도 팀과 팬들과의 의리를 지킨 것이 그가 다른 어느 레전드보다도 높이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는 충분히 다른 팀에 가서도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다. 하지만 안필드에서 태어났으니 안필드에서 죽겠다라는 말을 하면서 오직 리버풀만을 위해 뛰어왔던 선수이기에 ‘안필드의 심장’이라는 별명이 팬들은 어색하지 않다.

byyym360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