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정운용전략 살펴보니
수서발 KTX 노조반발 가능성 지속가능한 R&D혁신도 과제 누리과정 논란 불씨도 여전
정부가 지방ㆍ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까지 포함한 전방위적인 국가재정운용전략을 내놓았지만 시행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민간과 중복된 공공기관 기능조정을 비롯해 정권마다 바뀌는 정부 R&D혁신, 지방교육재정효율화방안 등은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또 국가 지출을 효율화하는 방안에 치중하다보니 ‘수입(세수)’을 어떻게 늘릴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는 평가다.
정부가 13일 발표한 2015~2019년 국가재정운용전략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책임사업부제를 도입해 여객, 차량 정비, 물류, 역세권 개발 분야 등을 분리하기로 했다. 기능조정 방안에는 코레일과 코레일 자회사인 수서발 KTX, 민간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성남∼여주, 부전∼일광 구간 등 2개 철도 노선의 운영자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지난 2013년 12월 철도노조가 22일간의 사상 최장기 파업에 돌입했던 도화선이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반대’였다는 점을 감안, 정부가 내놓은 코레일 기능 조정방안은 자칫 관련 노조의 또 다른 반발을 불러 올 가능성이 높다.
코레일 한 관계자는 “특히 철도노조 입장에서는 차량정비관련 기능 조정이 민감한 사항”이라며 “또 노조파업시 논란이 됐던 수서발 노선의 경우, 흑자노선으로 당시에도 자회사 설립에 대한 취지를 놓고 반대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정부 R&D 지원체계를 중소ㆍ중견기업 중심으로 개편하고 ‘과학기술전략본부’(가칭)을 신설해 정부 R&D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그러나 과학기술계는 혁신방안이 지나치게 응용연구에 치우치고 정부 R&D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과학기술전략본부’(가칭)의 위상이 모호한 점 등을 지적하며 효율성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시행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부 내부 조직으로 만들어지는 ‘과학기술전략본부’의 경우, 노무현정부의 과학기술혁신본부와 이명박정부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과 유사한 조직으로 정권마다 R&D컨트롤 타워를 바꾸다보니 장기적 비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광오 공공연구노조 사무처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장기 비전없이 R&D컨트롤 타워 조직을 바뀌는 악순환만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 시ㆍ도 교육청과 갈등을 빚어온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예산을 내년부터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하는 지정교육재정 효율화 시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정부가 내국세의 지방교육재정교부율을 높이거나 중앙정부 예산을 편성하는 대신 이를 교육청의 ‘의무지출경비’로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4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무상보육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며 누리과정 재정에 대한 정치적ㆍ법적 책임은 교육청이 아니라 중앙정부”라며 “지방채를 발행해 누리과정 예산을 조달하는 것은 지방교육재정 위기를 심화시킬 뿐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부의 이번 방안은 마른 수건을 쥐어짜 나라 곳간을 채우는 데 급급, 곳간에 남은 살림을 불릴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전 한국재정학회장)는 “이번 재정운영전략에는 재정의 기본인 세입 부분이 빠져 있다”며 또 지출부분도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배문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