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청년 해외취업 사업에 매년 수백억원이 넘는 예산을 쓰면서도 오히려 해외 취업자 수는 감소하는 등 성과가 저조해 이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정부는 2015~2019년 국가재정운용전략을 통해 재정개혁의 일환으로 청년 해외취업 사업을 양질의 일자리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에는 정보기술(IT), 중동에 건설플랜트 관리자 등 해외 현지에 적합한 인력을 양성하고, 의료, 엔지니어 등 고급 직종의 취업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해외 취업 알선 및 정보 부족, 희망 청년들과 국가별 미스매치가 심한 상황에서 기존의 지원제도를 전면 개편하지 않고는 재정개혁이 어렵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청년고용 관련 예산 중 해외취업지원은 2013년 185억, 2014년 290억, 올해 356억3700만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반면 해외 취업자 수는 2012년 4007명에서 2013년 1607명으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도 1679명에 그쳤다.

해외진출을 원하는 대학생, 대졸 미취업자에게 현지 실무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해외 인턴사업 취업률도 2011년 5.1%, 2012년 7.2%, 2013년 6.4%로 10%가 채 안 되는 상황이다.

해외 취업 국가도 일본과 중국, 호주, 미국 등에 집중돼 있는데다 직종도 주로 사무직과 서비스업에 몰려 있어 해외 취업이 확산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해외 일자리 사업이 학생들의 국내 대기업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나 ‘어학연수’용으로 전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해외 취업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해외취업자에 대한 분석과 지역 및 직업별 연구, 적응훈련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년들이 원하는 국가와 일자리가 있는 국가 간 미스매치를 줄이려면 현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함께 사전 적응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 해외취업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곳도 ‘월드잡’이 유일한 상황에서 해외취업 알선 및 정보 제공 인프라 구축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안주엽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취업은 무엇보다 구인처 확보가 중요하다”며 “해외에서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취업 사정은 어떤지 사전에 정보를 공유하고, 적응 훈련을 강화해 맞춤형 인재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평희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제본부장도 “해외취업은 정부, 유관기관 간 협업이 필요하다”며 “인적자원 마케팅을 통해 현지 기업과 인맥을 구축하고, 청년인력에 대한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