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증권사 주가 하락조정 불구 5월 들어서도 매수 의견 여전 삼성·NH투자·대우등 잇단 추천 ‘업종 매도=매장’ 동류의식 팽배
증권사들이 다른 증권사들에 대해 좋은 평가의 리포트를 써주는 ‘리포트 품앗이’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주들은 대체로 증시가 활황일 경우 상승하는데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관련 리포트들 수가 많아진 것으로 집계된다. 문제는 5월들어 조정 국면으로 들어선 이후에도 증권사들의 ‘매수’ 의견은 바뀌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교보증권은 한국금융지주에 대해 ‘강력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8만7000원으로 올려잡았다. 한국금융지주는 증권사 규모로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갖고 있다. 리포트가 나온 당일 한국금융지주의 종가는 7만800원이었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11일 종가 기준으로 6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리포트가 나온 당일 대비 5% 가량 주가가 떨어진 것이다. 11일에는 삼성증권을 매수하라는 증권사들의 리포트들이 쏟아졌다. 하루 동안 4개 증권사가 일제히 삼성증권을 ‘매수’하라는 리포트를 냈다. 대신증권은 ‘경쟁사 대비 이익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했고, 현대증권은 ‘해외 주식 순수수료가 200% 넘게 올랐다’는 근거를 들었다.
NH투자증권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의 리포트가 나왔다. 지난달 30일 메리츠종금증권은 NH투자증권에 대해 자기자본순이익률(ROE) 개선이 눈에 띈다는 점을 이유로 NH투자증권을 최고추천종목(톱픽)으로 꼽으면서 목표주가 2만2000원을 제시했다. 같은날 메리츠종금증권은 삼성증권에 대해 목표주가 8만5000원을 제시했다. 이들 외에도 KDB대우증권에 대해서도 신한금융투자와 교보증권은 이달 4일 매수 의견을 제시했고, 지난달 신한금융투자는 대신증권에 대해 매수 의견을 냈다. 그러나 4월말 내츄럴엔도텍 이후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증권사들 대다수가 의견 제시 당일보다 주가가 떨어졌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종가 1만4950원이었지만 지난 11일 1만3650원을 기록했다. 목표가(2만2000원)는 고사하고, 의견 제시일 당일보다도 주가가 떨어진 것이다. 대우증권도 5월들어 주가가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대형증권사들의 주가가 최근 큰 폭의 조정을 받은 것은 채권금리 영향으로 분석된다.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수익의 상당 부분을 채권평가이익으로부터 거둬들이는 대형 증권사들의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것이다. 특히 지난 6일 하루동안 증권업종 전체가 8% 넘게 급락했고, 채권 보유가 많은 대형 증권사들의 주가도 함께 폭락했다. 구조적 원인으로 증권사들의 주가가 떨어졌지만, 증권사들의 ‘매수 추천’ 의견은 수정되지 않고 있다.
관행처럼 유지돼온 증권사들의 ‘리포트 품앗이’는 업종 내의 ‘동류 의식’과 관계가 깊다는 설명이다. 증권업 관계자는 “매도 리포트가 나오더라도, 다른 증권사들에 대한 매도 의견은 현재까지 한번도 제시된 적이 없다”며 “증권사 매도 리포트를 내는 것은 증권업계에서의 ‘매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증시 호황을 맞아 올들어 증권주 종목 추천 사례가 많아졌다. 안정적이란 측면에서 대부분 대형증권사들을 추천종목으로 꼽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는 채권 금리 영향 탓에 변동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홍석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