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ㆍ장필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막말 사태로 당 내홍을 촉발시킨 정청래 최고위원에게 사실상 무기한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정 최고위원은 당분간 최고위원 회의 출석이 정지된다. 정 최고위원의 징계를 놓고 의견이 갈리면서 지도부 내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문 대표는 당초 “자숙을 요청한다”는 수준의 입장을 밝혔으나 지도부 내 반발이 일자 한시간 만에 “최고위원 회의 출석을 정지시키겠다”고 수위를 높였다.
13일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표는 지난 12일 저녁 비공개 회의를 통해 정 최고위원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방안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13일 오전 사전 최고위원 회의에서 정 최고위원이 ‘발언은 자제하되 회의는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공개된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 최고위원은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본인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측은 문 대표의 ‘자숙 요청’ 발언에는 정치적, 공개적 발언 자제는 물론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내용 등 사실상 직무 정지 내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전날 회의에서 직무를 정지하는 방안으로 내용이 결정됐지만 대표가 직접 ‘직무 정지’를 언급하는 것은 (정 최고위원을) 너무 몰아세우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자숙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결정에 일부 최고위원은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이날 사전 최고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오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어제 밤에 다 이야기했는데 모양새가 다 뭉그러졌다”며 “정 최고위원 직무정지 후 주 최고위원을 데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 최고위원이 기자들과 만나 “자숙은 직무정지가 아니다”라며 “그런 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 최고위 회의에는 참석하고 발언은 앞으로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알려지면서 최고위 내부에서는 ‘분명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문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께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정 최고위원) 스스로 밝힌 자숙의 내용이 미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고위원들과 다시한번 논의를 통해 분명히 밝히겠다”며 “정 최고위원의 출석을 정지시키겠다”고 밝혔다.
유은혜 대변인은 “어제 오늘 합의된 내용을 묵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면이 (정 최고위원이) 이야기한 자숙의 의미에 미흡하다고 해석한 것”이라며 “충분한 사과와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사실상 직무정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무정지 기한에 대해서는 “기한은 정해진 것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2일 김동철 의원이 정 최고위원의 출당 조치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유 대변인은 “(최고위 회의에서) 출당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