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복지보다 예방 주력하는데…한국은 거꾸로
-조기 치매 검사 받지 않겠다 69%…이유는 비용 때문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전체인구의 11%를 넘어선 우리나라 노인인구 비율은 아직까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낮은 편에 속하지만, 노인인구 비율의 증가속도는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평균 80.8세(여성 84.1세ㆍ남성은 77.2세)로, 이는 OECD국가의 평균치(여성 82.3세ㆍ남성 76.7세)에 비해 높은 수치다. 한국은 1차 및 2차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인구로 유입되는 향후 20~30년이 지나면 세계 제일의 고령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노인 국가화’가 돼 감에 따라 가장 큰 고민거리는 늘어나는 노인들의 ‘건강관리비용’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2년 치매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2011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18%로 환자 수는 54만1000명으로 추정되며 치매유병률은 2030년에는 약 127만명, 2050년에는 약 271만명으로 매 20년마다 약 2배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치매의 사회적 비용은 암, 심장질환, 뇌졸중 세 가지 질병을 모두 합한 비용을 초과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다. 복지부에 따르면 치매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국가 총비용은 2010년 기준 연간 8조7000억원이며, 1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해 오는 2020년 18조9000억원, 2030년 38조9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지난 2008년 ‘제1차 국가치매관리 종합계획’에 이어 장기요양보험 대상자 확대, 재가서비스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제2차 치매관리 종합계획(2013년~2015년)’을 수립하고 치매관리에 대한 국가 개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치매 관련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도 정부의 치매정책이 ‘예방’보다는 ‘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치매 발생 이후의 관리와 치매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강구해야 궁극적으로 치매 환자 수를 줄이고 치매에 대한 관리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데, 정부의 계획은 예방 측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단적인 게 적극적인 치매예방치료을 위한 첨단검사기법이 보험비급여로 인해 거의 ‘무용지물’이 된 사례다.
최근 보건의료연구원이 지난해 12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88.3%(883명)가 치매 진단시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기 위한 ‘FDG-PET’ 검사를 받겠느냐는 질문에는 3분의2가 넘는 688명(68.8%)이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유는 비용에 대한 부담(74.6%ㆍ593건)이 가장 많이 꼽혔다. 해당 검사는 평균 비용이 60만∼120만원(보건복지부 고시 70만원)으로 보험 비급여 대상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뤄지는 치매의 대증요법(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은 물론이고 임상 시험 중인 치료제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도 조기에 치매를 발견하는 것이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된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치매예방 및 건강증진 정책 사업을 통해 치매 유병률이 감소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치매예방 등의 정책이 부족해 치매 환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통계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치매관리 정책이 투자 대비 효율성을 높이려면 향후 치매예방에 보다 초첨을 맞추고 요양병원의 난립에 따른 예산의 효율성 제고 등 한국 실정에 맞는 치매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t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