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成 최측근’ 朴 전 상무 검찰 출석…유력 인사 소환 초읽기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지난달 12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이완구 국무총리가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불과 한 달여만에 내각 지휘자에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는 아이러니한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고 있는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은 사상 초유의 현직 총리 수사라는 부담을 덜고 향후 소환 일정 등을 앞당길 전망이다.
수사팀은 본격적인 정치인 소환조사에 앞서 21일 오전 성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준호(49) 전 경남기업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갔다. 성 전 회장의 핵심 측근에 대한 첫 소환으로 어떤 증거가 밝혀질 지 주목된다.
현재 경남기업 계열사 온양관광호텔의 대표인 박 전 상무는 성 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했다. 성 전 회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인 지난 8일에는 다른 최측근인 이모(43) 비서실장과 함께 ‘마지막 대책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인 소환조사가 시작됨에 따라 이 실장과 한모 전 경남기업 재무담당 부사장 등 성 전 회장 주변 인사들도 잇따라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수사팀은 이들을 상대로 성 전 회장이 폭로한 현 정부 인사들에 대한 금품 제공 의혹이 사실인지, 로비 내역을 담은 별도의 자료가 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경남기업 전현직 임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정치인 소환이 본격화된다. 리스트 인사 8인 가운데 ‘검찰 수사 1호’가 될 인물로 이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가 유력하다. 두 인사 모두 실명과 수수금액에 대해 직접적인 증언이 나왔고, 고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의 언론 인터뷰 녹취록에서는 당시 돈을 주고 받은 정황까지 드러났다.
초기에는 홍 지사의 우선 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됐다. 성 전 회장이 2011년 5∼6월께 측근인 윤모(52) 경남기업 전 부사장을 통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총리부터 우선 수사하라”며 검찰을 압박했고, 이 총리 측 전 운전기사인 윤모씨가 ‘성 전 회장과 이 총리가 재보궐 선거 캠프에서 독대했다’고 인터뷰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총리 우선 수사에 더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특별수사팀이 이 총리의 금품수수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유력한 단서가 검찰의 수중으로 들어가면서 버티던 이 총리가 결국 자진사퇴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 총리는 사의 표명 하루 전날인 4ㆍ19 기념식 때만 해도 “차질 없이 국정을 수행하겠다”며 총리직 유지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특별수사팀이 성 전 회장 차량에 있는 하이패스 단말기, 내비게이션 등을 압수해 당시 그의 행적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독대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를 토대로 전방위 압박이 거세지자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 입장에서도 국정 2인자이자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맡고 있는 이 총리에 대한 수사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관련 증거 찾기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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