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쇠고기집회때 첫 등장 세월호 참사 1주기때 설치 고려…기동대버스 타목적 사용은 위법

경찰이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집회 때 과격한 집회가 우려되면 차벽을 또 다시 설치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차벽은 경찰 기동대 버스로 집회 참가자나 특정 장소 주변을 둘러쳐 봉쇄하는 것을 말한다.

MB 정부 시절인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집회 때 광화문 광장을 컨테이너로 가로막은 이른바 ‘명박산성’이 등장한 이래, 경찰은 “차벽은 폴리스라인(질서유지선)의 일종”이라고 설명하며 집회 때 차벽을 빈번하게 사용해 왔다.

2009년 6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분향소 주변을 경찰 기동대 버스로 둘러싼 차벽 모습.
[헤럴드경제DB사진]
2009년 6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분향소 주변을 경찰 기동대 버스로 둘러싼 차벽 모습. [헤럴드경제DB사진]

그러나 기동대 버스를 원래의 목적인 아닌 다른 목적으로, 특히나 폴리스라인으로 이용하는 것 자체가 법률은 물론 경찰 내부 규정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10조 3항은 ‘경찰장비를 함부로 개조하거나 경찰장비에 임의의 장비를 부착하는 등 일반적인 사용법과 달리 사용해 다른 사람의 생명ㆍ신체에 위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경찰청 훈령인 경찰장비관리규칙은 기동대 버스를 병력 이동에 사용되는 기동장비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경찰 기동대 버스를 병력 이동이라는 일반적 사용법과 달리 폴리스라인으로 사용하는 것은 편법에 해당한다.

더군다나 경찰 차벽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무시한 것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2011년 헌재는 지난 2009년 6월 경찰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행사가 열린 서울광장을 전경버스로 에워싼 데 대해 “시민의 행동자유권을 침해했다”며 위헌결정을 내렸었다.

이를 인용해 세월호 집회 참가자들을 차벽으로 막는 것은 헌재 판결을 무시한 것이란 비판이 계속되자 지난해 9월 강신명 경찰청장은 “차벽 설치를 최소화하겠다”고 한 발 물러선 바 있다.

따라서 청장이 자신의 기조를 반 년 만에 뒤집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영남 관동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경찰이 법이 허용하는 것 이상으로 시위를 막아서는 안 된다”며 “시위 현장에서 경찰 업무의 근본 목적은 시위대가 안전하게 시위를 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