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사는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에서 혐오동물로 된지가 오래전 일입니다. 음식물쓰레기를 뒤지고 배설물을 아무데나 보고 해서 사람들은 비둘기를 쫓으려고 합니다. 유기견, 들고양이와 함께 비둘기도 우리 인간들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은 동물입니다. 현재 공원이나 고궁 등 우리주변에 보이는 비둘기들은 서울올림픽을 비롯해 각종행사 때마다 날려진 비둘기들의 후손입니다. 한때는 그들의 날개 짓에 환호와 갈채를 보내던 인간들이 이제는 그들의 날개 짓에 오만상을 찌푸리며 피합니다. 이런 비둘기들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참 안쓰럽습니다. 이들이 생존을 위해 둥지를 찾다가, 또는 먹이를 찾다가 우리 인간이 만들어 놓은 전선, 철재물, 각종 직물에 그들의 다리가 절단돼 불구가 된 비둘기가 상당수입니다. 비둘기들은 우리 인간과 공존하며 매일매일 치르는 전쟁터에서 도시지뢰에 그들의 다리를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김광섭 시인의 ‘성북동 비둘기’의 한 구절입니다.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聖者)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50여년 전에 발표된 시입니다. 이제 비둘기는 불구가 돼 그들의 몸까지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김명섭기자@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