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송지현 기자] “살려는 드릴게” 묵직한 눈빛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신세계’로 존재감을 알렸던 박성웅이 ‘황제를 위하여’를 거쳐 ‘살인의뢰’로 용서 받지 못 할 살인마 연기를 펼쳐 악역의 끝판왕을 제대로 보여줬다.그리고 그는 자신이 살인마로 출연한 ‘살인의뢰’ 언론시사회 당시, 영화를 상영하던 중 현기증을 느끼며 병원으로 향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거 같은 살인마로 열연해 호평을 받았지만 그는 정작 “처음부터 영화가 피해자 쪽으로 감정몰입이 됐다. 내가 죽여 놓고 너무 슬펐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살인의뢰’ 이제 힘들어서 못 할 거 같아요”배우 박성웅이라는 이름이 대중들에게 알려진 건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 이후다. ‘신세계’, ‘황제를 위하여’에서 범접할 수 없는 악역연기로 호평을 받았던 그가 ‘살인의뢰’로 악역 연기 정점을 찍었다. 박성웅이 웃기만 해도 무섭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할 정도니 말이다. 그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지만, 이제 못 할 거 같아요. 힘들어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다. 육체적으로 힘든 건 참으면 되는데, 정신적으로 힘든 건 정말 힘들더라고요. 경찰의 목을 그을 때 특수 분장을 하고 인조 피부를 덮은 건데도 실제 칼을 넣어서 째는 느낌이 나더라고요. 세 네 번 하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그날 숙소에서 잠도 못자고 멍하니 앉아서 밤을 샜죠. 실제로 죽인 건 아니니까 죄책감은 없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찝찝함과 불쾌감이 계속 남더라고요”“대본으로 만난 연쇄살인마, 괜찮더라고요”박성웅은 악역 이미지가 강하다. 다시는 악역을 안 할 거 같던 그가 ‘살인의뢰’ 속 연쇄살인마 강천을 연기하면서 ‘악역’ 연기의 정점을 찍었고, 당분간 악역 연기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시나리오가 정말 좋았어요. 연쇄살인마 역할인데 괜찮더라고요. ‘당분간 멜로, 코미디 해야지’ 싶었는데 생각이 조금씩 바뀌더라고요. ‘내가 이걸 제대로 표현 한 번 하고, 은퇴를 하자’라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했어요. 이왕 출연을 결심했으니 연구를 했죠. 소리를 한 번 크게 질러볼까 싶었는데 연쇄살인마 혼자 조용히 웃는 설정을 잡았죠. 죽이고 웃으면 정말 나쁜 거잖아요”(웃음)

“마지막 엔딩신, 3개월 동안 연구했어요”‘살인의뢰’를 관람한 관람객들은 모두 알 거다. ‘살인의뢰’의 명장면은 박성웅의 알몸액션신과 마지막 엔딩 장면이라는 것을. 그는 “마지막에 총 맞고 씩 웃는 장면이요? 그게 ‘너 이제 게임에서 진거야. 내가 이긴 거야’ 이런 의미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수경(윤승아 분)이 묻은 곳을 안 알려주잖아요. 거짓으로 알려주잖아요. 3개월 동안 마지막 장면 웃는 거 연구했어요. 감독님한테 마지막은 저한테 맡겨달라고 요구했더니, 흔쾌히 받아들이시더라고요. 총을 맞고 끝나는 게 원래 엔딩이었는데, ‘살인의뢰’를 보러 오신 관객들에게 확실하게 살인자의 미소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한 번 딱 해버리자 싶었죠”“알몸 액션신 역시 마찬가지죠. 18시간을 찍었어요. 전날부터 몸을 키워야 해서 물을 못 마셨거든요. 42시간을 물을 못 마시니 갈증이 많이 났어요. 트레이너가 서울에서 전주 촬영장까지 내려와서 계속 몸을 키웠는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정말 힘들었죠. 그래도 근육이 좀 타고난 거 같아요(웃음) 잘 붙어요. 워낙 잘 붙으니 운동을 심하게 하지 말라고 했었어요. 캐릭터가 한정될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는 무작위로 해야 되는데, 다이어트를 같이 하니까 정말 힘들더라고요”

“배우가 안 됐으면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는 놈이 됐겠죠”박성웅은 연기를 전공하지 않았다. 지금 배우 박성웅에게 원동력은 자신을 쏙 닮은 6살짜리 아들과 아내이자 배우 신은정이지만, 배우를 꿈꾸던 그에게 연기는 참 간절했다.“배우가 안 된다면 뭘 했을지 생각도 안 해봤어요.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는 놈이 되지 않았을까요. 40살이 되도 꿈은 똑같았을 거예요. 방송국은 경비아저씨 때문에 들어갈 수 없으니, 영화 엑스트라부터 시작을 했어요. 20년 전에는 엑스트라 모집 공고가 났었거든요. 남들보다 2시간 먼저 가서 영화팀을 기다렸어요. 그렇게 해서 배우가 됐죠”“지금 영화 촬영에 있는 엑스트라 배우들 보면 옛날 생각이 많이 나요. 소품버스라고 좌석을 빼고 소품을 전부 넣어놓은 버스가 있었어요. 겨울에 추우면 거기에 들어가 있고, 계속 대기를 하고 애처롭죠. 담배를 피면서 ‘오늘 이거는 절대 잊지 말자’다짐을 많이 했어요. 여태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거 같아요. 그래서 엑스트라 분들 보면 저 정말 챙겨줘요. 제가 고향 충주, LG 야구팬에 정말 약하거든요”(웃음)

“6살짜리 아들, 배우가 된다면 제 작품 다 보여주고 싶죠”이날 박성웅은 6살짜리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함박미소를 지었다. 휴대폰 비밀번호 잠금 화면, 바탕화면 모두 아들 사진이었고 앨범 속에 담긴 귀여운 아들 사진을 기자들에게 직접 보여주며 ‘아들바보’다운 미모를 지었다.“가족이 사실 원동력이죠. 우리 아들 장난감 하나라도 더 사주고 싶고, 맛있는 거 먹이고 싶고. 그게 또 부모 마음이잖아요. 아들은 사실 모든 사람들이 TV에 나오는지 알아요. 엄마, 아빠가 나오니까요. 아들이 연기자를 하다면 제 작품은 모두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배우’ 그리고 아빠이고 싶어요. 부끄럽지 않은 아빠는 살을 맞대면서 살면 되는데 배우는 아니잖아요. 13년 정도 후에 아들이 성인이 되면 ‘신세계’, ‘살인의뢰’를 보고 ‘우리아빠 배우네’라고 느꼈으면 좋겠어요”마지막으로 박성웅은 ‘살인의뢰’ 관객들에게 “어렵지 않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기존의 스릴러랑 많이 비교를 하시거든요 영화가 공식대로만 쫓아갈 순 없잖아요. ‘살인의뢰’ 나쁜 영화 아니에요. 꼭 두 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죠. 한국 영화 처음으로 ‘올누드’ 액션이 있잖아요? 3분 동안 나오는데, 여성분들 좋아하시던데요?”(웃음)<사진=최지연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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