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골프전문 기자들 조차 서울에 미LPGA투어 아시아 헤드쿼터가 있는 줄 모르는 것 같다. 미국 골프채널의 LPGA 담당 기자인 렌달 멜은 김효주의 JTBC 파운더스컵 우승 기사를 쓰며 “LPGA투어가 서울에 지사 개설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썼다.미LPGA투어는 이미 지난 해 1월 서울 강남에 ‘LPGA 아시아 본부’를 개설했다. 1950년 출범한 미LPGA투어에선 30여개국 선수들이 뛰고 있으나 서울 본부가 유일한 해외 사무실이다. 책임자는 변진형 아시아 지사장이다. 미국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전공한 변 지사장은 LPGA 사무국에서 한국선수 업무를 담당하다 아시아사업 총괄 이사로 임명됐다.미LPGA투어는 또한 2018년 한국에서 국가 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을 개최한다. 타이틀 스폰서는 미국 안전 규격 및 인증 기관인 UL(Underwriters Laboratories)이다. 한국 기업이 후원하지 않음에도 미LPGA투어가 한국을 첫 해외 개최지로 선정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는 지난 해 10월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골프 팬의 엄청난 지원과 함께 지난 세월 열렸던 LPGA 대회를 통해 여성 골프계에 확실한 모델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한국이 인터내셔널 크라운의 첫 해외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한국선수들의 빼어난 기량과 갤러리 동원능력에서 찾아야 한다. 한국은 3회 대회가 될 2018년에도 인터내셔널 크라운의 강력한 우승후보 국가다. 미LPGA투어는 흥행을 주도할 한국 선수들이 미래에도 건재할 것이란 점을 높이 샀다.그리고 매년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하나외환 챔피언십 때 수만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는 것을 LPGA투어 관계자들은 유심히 지켜봐 왔다.오는 10월 인천 송도에선 미국팀과 인터내셔널팀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도 열린다. 이 역시 아시아 국가로는 사상 첫 개최다. 대회를 주최하는 PGA투어는 오랜 시간 장고를 거듭한 끝에 한국을 개최지로 낙점했다. 풍산그룹 류진 회장 등 한국의 유력 인사들이 개최를 이끌어 냈으나 세계 골프산업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이 없었다면 일본이나 중국, 인도 등을 제치고 한국이 프레지던츠컵을 유치하긴 어려웠을 것이다.LPGA투어와 PGA투어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부(富)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으며 테스트 마켓으로 한국을 적임 국가로 주목했다고 봐야 한다. 한국에서 프레지던츠컵을 준비하는 PGA투어 관계자들은 “한국에서 성공하면 아시아 어느 나라에서도 성공할 것”이라는 말을 한다. 그 만큼 한국이란 나라가 복잡 미묘하고 어렵지만 이를 감수할 만한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성공하면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시즌 초반 미LPGA투어에선 한국선수들의 연승 행진이 화제다. 한 마디로 코리안 런(Korean Run)이다. 1998년 박세리의 메이저 연속 제패로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한국 골프가 바야흐로 변방에서 세계 골프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흐름엔 반드시 기회가 있다. 아쉬운 것은 이런 기회를 거머쥘 인재들이 부족하고 선수들 외엔 세계에 내놓을 ‘코리아 브랜드'가 약하다는 점이다. 대통령까지 나서 골프를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마당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가 차원에서 골프산업의 인재와 브랜드를 육성해야 한다. 시장이 무너지고 있는 국내 골프산업이 되살아 나려면 크게 보고 넓게 생각해야 한다. [헤럴드스포츠=이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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