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색화가 박서보展 기획 김용대 큐레이터
한국의 단색화 열풍이 뜨겁다. 시작은 지난해부터였다. 이젠 해외 미술계 인사들도 서구 미니멀리즘이나 일본의 모노크롬(Monochrome)과 구별해 ‘단색화(Dansaekhwa)’라는 고유명사로 부른다. 단색화는 국내는 물론 해외 유수의 경매나 아트페어에도 인기다. 지난해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작가도 단색화 그룹의 대표 주자인 이우환이다. 단색화 작가 박서보의 프랑스 페로탱갤러리 개인전을 기획한 김용대<사진> 미술평론가(전 대구시립미술관장)를 통해 한국 단색화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한국의 단색화는 뭔가. -미니멀리즘은 다색주의에 대한 안티테제(Antithese)로 시작된 운동이었다. 검은색 아니면 흰색과 같이 색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완전히 검거나 완전히 흰색이다. 한국의 단색화는 이와 다르다. 단지 하얀색이 아니라 희꾸무리하고, 단지 검은색이 아니라 거무스름하다는 표현을 쓴다. 순도 100%의 검은색과 흰색을 못해서가 아니다. 이 안에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정신성이 들어가 있다. 단색화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와도 같다.
▶단색화가 다시 주목받게 된 계기는. -그 시작은 조앤 기 미시건주립대 미술사학과 교수였다. 그는 한국의 단색화 작가들에 대해 연구한 내용을 토대로 지난 2013년 책을 출판했고, 그 책이 그 해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저서로 상을 받았다. 이것이 단색화가 다시 주목받게 된 계기가 됐다. 해외 갤러리에서 단색화 전시에 대한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기 교수는 ‘Dansaekhwa’ 대신 ‘Tansaekhwa’라는 이름을 쓴다.
▶단색화와 미니멀리즘은 어떻게 다른가.
-미니멀리즘은 우유이고 우리의 단색화는 곰탕에 비유할 수 있다. 전자는 재료(Material) 그 자체이고, 후자는 과정(Process)에 초점을 맞춘다. 우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우유이고, 곰탕은 내내 끓이면서 기름도 걷어내고 물을 더 붓는 등 오랜 시간을 거쳐야 만들어지지 않나. 이 과정을 ‘몸을 들인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수행을 반복하는 선불교처럼, 내 몸(육체적 노동)을 끊임없이 작품 안에 녹여낸다.
▶단색화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지난 40년 동안 단색화는 ‘사생아’였다. 이제서야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빨리 제대로 ‘호적 등록’을 해야 한다.
김아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