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습니다. 연애하세요.’

지난해 3월 국내에 상륙한 세계 최대 규모의 기혼자 데이트 주선 서비스 ‘애슐리매디슨’의 한국판 홈페이지에 담긴 홍보문구다.

한국어는 ‘연애’로 순화됐지만, 원문은 ‘바람을 피우라(Have an affair)’고 돼있다.

때문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해당 사이트가 불륜을 조장하고 간통죄를 규정한 형법 제241조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44조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접속차단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간통죄가 폐지됨에 따라, 그동안 음지에 있던 이 같은 기혼자 데이트 등 불륜을 조장(?)하는 사이트들이 대거 양지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애슐리매디슨의 경우 규제의 법적 근거가 사라지면서 합법화의 길이 열리게 됐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오픈넷’(인터넷 개방 지지하는 시민단체)이 재심 신청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오픈넷 이사인 박 교수는 지난해 방심위원 중 유일하게 애슐리매디슨 접속 차단에 반대한 바 있다.

아울러 애슐리매디슨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몸을 사렸던 기혼자 데이트 사이트와 스마트폰 앱들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국판 애슐리매디슨으로 관심을 모은 기혼자 교류 사이트 ‘기혼자닷컴’을 비롯해 암암리에 알려졌던 웹사이트들이 간통죄 폐지로 법적 제재 우려 없이 공개적으로 영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까지 외국에 서버를 둔 일부 기혼자 데이트 사이트들은 단속의 한계로 법망을 교묘히 피해왔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각종 채팅ㆍ소셜서비스 사이트나 앱에서도 기혼자를 찾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어 불륜 창구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일례로 미국 정보교류 사이트인 ‘크레이그스리스트’의 경우, 간단한 영어만 할 줄 알면 기혼 남녀끼리 만남을 갖는 게 어렵지 않다. 친구를 찾는다는 글을 올린 한국인이나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실제 만남까지 성사될 수 있다.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아내가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남성과 바람을 피워 이혼 상담을 하러 온 남편이 있었다”면서 “간통죄 폐지로 기혼자 데이트 웹사이트들이 양성화되면 유사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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