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내고 혜택 높이면 곧 재정파탄 불가능한 정책으로 국민 현혹 안돼 실정에 맞는 복지·재원대책 논의를 조세부담 감안, 점진적 상향해야

전문가들은 ‘증세 없는 복지’가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덜 내고 혜택만 더 받는 것은 이상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국내 실정에 맞는 복지와 재원마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궁극적으로 ‘중부담-중복지’ 수준으로 가야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매년 복지분야 지출이 급증해 재정파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복지와 정부 재정지출의 구조조정, 증세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이뤄야 한다는데 전문가들은 뜻을 같이했다.

국책 및 민간연구소, 학계 등 전문가들 20명 중 17명은 ‘증세없는 복지’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가능하다는 응답은 3명에 불과했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포퓰리즘 성격의 현실 가능성이 없는 정책으로 국민들을 현혹시켜서는 안된다고 정치권에 요구하기도 했다.

또 1명을 제외한 절대다수인 19명의 전문가들이 향후 5년 내 우리나라가 ‘중부담-중복지’ 수준으로 가야한다고 봤다.

국민이 요구하는 복지 수준을 후퇴시킬 수 없지만 당장 복지 혜택을 늘리기엔 조세 부담이 커 세금 부담과 복지 혜택을 조금씩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 세금을 적게 내고 복지 혜택도 적게 받는 ‘저부담-저복지’ 체제다.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 예산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대상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2013년에는 국민이 1년간 낸 세금에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를 더한 총액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국민부담률이 OECD 30개국 중 28위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 재정지출 중 복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급증해 2033년 이후 재정파탄에 이를 수 있다는 국회예산정책처 전망까지 나왔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중부담-중복지’ 수준으로 올라가려면 복지 관련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늘어나는 복지 분야의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모두가 혜택을 받는 보편적 복지에 대한 구조조정을 주문한 전문가가 4명이었고, 증세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4명이었다.

선별적 복지를 통한 정부의 재정지출에 손을 봐야 한다는 응답이 3명, 셋을 모두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도 4명에 달했다.

결국 복지와 정부 재정지출의 구조조정, 증세 등은 정부와 관련 전문가, 국민들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증세가 필요할 경우 올려야 할 세목으로 소득세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법인세 5명, 부가가치세 4명 등의 순이었다.

단 증세는 조세 저항이 심하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