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에 초등학교 졸업 서남순씨 등 만학도들 한자리 -초ㆍ중 문자해득교육 프로그램 이수자 498명 졸업식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서남순(여ㆍ80) 씨에게 배움은 평생의 한이었다. 자식 많은 집안(8남매)의 다섯째, 더욱이 딸이어서오빠나 남동생이 누릴 수 있었던 공부는 서씨에게 사치였다. 일흔이 넘도록 학교 문지방도 넘어 보지 못했다. 글을 못 깨쳤다는 자괴감은 서씨를 그늘지고 위축되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
그러던 서씨는 2011년 초등 학력인정 문자 해득 교육 프로그램 운영 기관인 서울 동대문구 푸른어머니학교에 입학했다. ”다 늙었는데 무슨 공부냐”며 고집을 부렸지만, 1년간 계속된 아들의 권유에 용기를 냈다. 당장 초급반에서 ‘가나다라…’부터 시작되는 한글 공부를 했다. 그러다 서씨는 ‘공부삼매경’에 빠졌다. 서씨는 고령에도 빠지지 않고 등교해 맨 앞자리에서 수업을 들었다. 주 3회, 하루 2시간의 정규 수업 외에도 특별반에서 시 쓰기와 인생 쓰기 수업을 들었다. 푸른어머니학교의 안형남 활동가는 “어머님(서씨)은 몇 해 전 교통사고로 3개월 정도 입원했을 때에도 매일 ‘회복해서 돌아가야 한다’며 자신을 재촉하며 학구열을 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열의 덕에 서씨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지난해 전국문해기초교육협의회 주최 ‘문해한마당글쓰기대회’에서는 ‘가방<사진>’이라는 시로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특별상’을 받았다. 같은 해 서울문화제 ‘청춘, 꽃을 피우다’의 시 낭송회에도 나서 ‘가방’을 낭송하며 활기찬 모습까지 보여줬다.
서씨는 푸른어머니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학력을 인정받았다. 성실함을 인정받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상(개근상)’도 받았다. 그는 공부를 계속 하기로 했다. 다음달 시작되는 푸른어머니학교의 중학 과정에 입학한 것. “죽을 때까지 배움의 기쁨을 놓치지 않겠다”는 그의 말에는 공부에 대한 강한 의지가 묻어났다.
서씨처럼 배움의 때를 놓쳤지만 남보다 조금 늦게 공부를 시작한 초등ㆍ중학 학력인정 문자 해득 교육 프로그램 이수자 498명을 위한 졸업식이 24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연수원 우면관에서 열린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31개 프로그램 운영 기관에서 공부했다. 시교육청은 2011년 전국 시ㆍ도 교육청 중 처음으로 ‘초등 학력 문자 해득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 2013년까지 졸업생 1299명을 배출했다.
초등학교와 지정 교육기관에서 과정을 이수한 이번 졸업생들은 70대 40.6%, 60대 34.5%로, 50∼80세 사이 장ㆍ노년층(97.5%)이 대다수였다.
최고령 졸업생은 윤신애(여ㆍ87) 씨로 그는 졸업장뿐 아니라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학업 성취가 높은 우수 학습자에게 수여되는 교육감 표창장을 졸업생 대표로 받는 영예도 안았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초등ㆍ중학 문자 해득 교육 프로그램 운영 기관을 지난해 48곳에서 올해 64곳(초등 56곳, 중학 8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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