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신도림에 임대아파트를 짓겠다고 나섰던 3년 전에는 주변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어요. 기껏 올라간 집값이 임대아파트 때문에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어요. 이제는 자기 자녀들 신혼집 해주고 싶다는 분들도 계세요. 임대아파트 소리가 쏙 들어갔죠.”

윤석민(33ㆍ사진) 일양테라 부대표의 말이다. 그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신도림 아이파크’를 공급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100% 민간자본으로 만들어진 순수 임대아파트로 꼽히는 곳이다. 후분양이 적용된 이 단지는 마무리 공사가 이뤄지던 지난해 12월 청약을 받았다. 현재 계약률은 98% 수준. 이달부터 입주가 진행 중이다. 최초 임대료는 보증금 3억원에 월세 25만원에 책정됐다.

사실 민간에서 임대아파트를 공급한 것 자체가 유별난 일이 아니다. 여기저기서 민간 임대아파트가 지어졌으나 처음에는 임대주택으로 공급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재분양에 나서기 일쑤였다. 윤 부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편법성 민간임대주택’들이다. 반면 신도림 아이파크는 분양 조건이 없이 최장 15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순수’ 임대아파트로 기획됐다.

과거 신도림역 일대는 공장들이 빼곡히 들어찬 곳이었다. 90년대 이 지역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공장이 있던 자리는 높다란 아파트와 신규 상업시설들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대성연탄의 공장이 있었던 곳에 2011년 복합쇼핑몰 디큐브시티가 조성된 것은 대표적인 변화상이다.

도림천을 끼고 있는 신도림 아이파크 부지도 원래 윤 부대표의 부친이 공장을 하던 자리였다.

그는 “공장은 안산으로 옮겼지만 땅을 매각하지 않고 95년부터 임시로 실내 골프연습장으로 쓰면서 장기적인 활용방안을 모색해왔다”며 “인구밀집도가 높지만, 주변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신도림의 상황을 감안해 5년 전에 처음 임대아파트를 공급할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호기롭게 임대주택 공급을 시작했지만,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 ‘임대주택’에 늘 따라다니는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는 일이었다. 특히 사업부지에 맞붙어 있는 ‘신도림4차e편한세상’ 주민들은 임대주택이 집값 떨어뜨린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윤 부대표는 주민들에게 신도림 아이파크의 ‘가치’를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그는“아파트가 별 볼일 없는데도 현대산업개발에서 자기네들 ‘아이파크’ 이름을 걸고 지으려 했겠느냐며 안내 패널까지 만들어 가면서 열심히 주민들을 설득했다”며 “그게 사업 초창기였던 3년 전 이야기인데 지금은 임대아파트 인식이 무척 나아진 편”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이제는 중산층도 월세 아파트에 사는 시대가 됐다”며 “계속해서 분양 아파트에 필적하는 환경과 시설을 갖춘 임대주택이 등장해야 사람들 머릿속에 굳어진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개념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부대표는 정부가 내놓은 ‘기업형임대주택’ 정책을 “획기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주택을 공급할 때 가장 큰 원가를 차지하는 토지를 최대한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며 결국 수익이 나는 곳에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중학교 시절 미국으로 건너간 뒤 뉴욕 주립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회계법인 삼정 KPMG에서 부동산 관련 컨설턴트로 실무경험을 쌓았다.

“기숙사에 살았던 1년을 빼고는 줄곧 월세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주택 임대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한 그는 “앞으로 제 2,3의 사업을 키워 임대관리업무를 계속 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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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상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