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헌법재판소가 26일 간통죄를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제정 이후 62년을 이어온 간통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헌법재판관 9명 중 7명이 위헌에 손을 들어줬다. 6명 이상이 위헌 의견을 밝히면 위헌이다.
헌재의 간통죄에 대한 위헌 판단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헌재는 1990년 처음 간통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고 2008년까지 이 판단을 유지해왔다.
1990년 첫번째 판결 당시 헌재는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재판관 의견은 4가지로 나뉘었다.
다수 의견은 “선량한 성도덕, 일부일처주의, 혼인제도 유지, 가족생활 보장, 부부간 성적 성실의무 수호, 사회적 해악 사전예방 등을 위해 간통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1993년에 있었던 두번째 판결에서도 헌재는 1990년의 결정을 그대로 유지했다. 헌재는 “이미 1990년 선고한 사건에서 간통죄가 합헌이라고 판시했는 바 이를 다르게 판단해야 할 사정 변경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으므로 그 결정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2001년 10월에는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 다만 “앞으로 간통죄 폐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 이유로 간통죄가 세계적으로 폐지되고 있고, 개인의 내밀한 성적 문제에 법이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협박이나 위자료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을 고려한 것이다.
아울러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대부분 고소가 취소돼 형벌로서 기능이 약해졌고,형벌 억지 효과 등이 거의 없으며, 가정이나 여성 보호를 위한 실효성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함께 포함됐다.
2008년에는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의견이 5명으로 합헌 의견을 넘어섰다.
간통죄는 벌금형이 없이 징역형만 선고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결혼 후 바람을 피운 행위는 ‘형법’에 의해 엄격하게 처벌된다는 의미다. 간통죄의 적절성과 실효성은 오랜 시간 논쟁의 대상이었다.
1985년 이후 30년간 간통죄로 기소된 이들은 5만2982명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구속기소 비율은 눈에 띄게 줄었다. 2008년 10월 이후 기소된 5466명 중 구속기소된 이들은 22명으로 0.4% 수준이다. 지난해는 892명이 간통 혐의로 기소됐지만 단 한 명도 구속기소되지 않았다.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이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