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취업난에 행운 찾아나선 청년들
명소부터 굿즈까지…‘행운 소비’ 트렌드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서울에서 재물운이 가장 세다는 그곳에 가서 꼭 해야 할 것 알려드림.”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시물이다. 화(火) 기운이 강해 재물운이 좋다는 서울 용산구 호텔 ‘그랜드 하얏트’ 등 행운의 명소를 소개하는 콘텐츠다. 재물운이나 연애운 등 원하는 복을 얻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가 인증하거나 후기를 공유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고물가, 취업난, 주거 불안 등 사회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행운과 긍정적인 기운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특정 장소를 찾아가거나 행운을 가져다주는 상품을 구매하는 등 심리적 위안을 찾으려는 소비도 이어지고 있다.
청년 고용 상황은 녹록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19만1000명 감소해 45개월 연속 줄었다. 청년 고용률도 44.2%로 떨어졌다. 고물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
올해 초에는 ‘개운산행’이 대표적인 사례로 떠올랐다. SNS에서 “인생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가면 좋은 산” 등 콘텐츠가 확산하면서 관악산 등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인증 게시물까지 이어지며 7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관악산 해시태그(#)는 32만개를 넘어섰다.
관련 상품은 조용한 호황이다. W컨셉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등산화와 윈드브레이커, 백팩 등 아웃도어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다. 가을철 야외활동 수요에 더해 ‘개운산행’처럼 행운을 찾아 나서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소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굿즈를 통해 행운을 얻으려는 흐름도 감지된다. W컨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액막이 명태와 달항아리 조명, 네잎클로버 NFC 키링 등 행운을 상징하는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했다. 이달에도 전년 대비 95% 늘며 성장세가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도 ‘행운 소비’를 이용하고 있다. 최근 럭키커피를 출시한 GS25가 대표적이다. 커피 겉면에 부탁한 QR(큐알)코드를 찍으면 GS리테일 캐릭터 ‘무무씨’가 오늘의 운세를 알려주는 상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행운 소비를 통해 심리적 위안을 얻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채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단순한 미신보다는 일상 속 기분 전환이자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만큼 관련 상품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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