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일 종료 ‘오퍼짓 유나이티드’ 전시
일평균 350명 방문…꾸준한 인기에 눈길
‘문화로서의 디자인’ 지향…공연, 아티스트 방문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예술가는 현상의 맥락(Context)을 이해하고 파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역설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런 작업을 통해서 근원(Home)을 찾을 수 있죠.”
서울 성수동 ‘스페이스 S1’에 마련된 기아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이하 오퍼짓 유나이티드 전시) 전시장. 현장에서 만난 이탈리아 작가 안나 갈타로싸가 자신의 작품 지향을 소개했다. 갈타로싸 작가는 기아의 성수동 전시에 참가하기 위해 직접 한국을 찾았다. 전시장 밖, 관람을 마친 관객들이 들떠서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밝게 웃었다.
기아가 지난달 19일~이달 2일까지 15일간 진행하는 이번 전시회에 최근 다녀왔다. 이번 전시는 기아가 7일간 1만5000여 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지난 4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 현장을 국내에 다시 재현한 자리다. 국내 소비자들의 디자인에 대한 열띤 여론을 반영하듯, 현장에는 일평균 350여 명의 관객이 방문하면서 문전성시를 이뤘다.
오퍼짓 유나이티드 전시는 제품을 통해서만 선보이던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문화로 구현해 내기 위한 자리다. 보다 많은 고객에게 기아의 디자인 지향점을 소개하고, 더불어 대중에게 영감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기아는 오퍼짓 유나이티드와 궤를 같이하는 4개의 주제(▷기아의 문화적 활동을 발자취로 형상화한 복도 Passage of Footsteps ▷지치지 않는 혁신가의 공간 Room of Relentless Innovators ▷창의적 모험가의 공간 Room of Creative Risk-takers ▷문화의 선두주자로서 포용하며 함께 나아가는 동반자의 다짐을 보여주는 공간 Room of Culture Vanguard)을 공개하고, 문화 체험행사를 더해 구성했다.
현장에는 작품을 만든 예술가가 직접 방문했고, 또 작품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전시기간 내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을 기반으로 씨피카(CIFIKA), 오토랍(Otolab)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선보이는 공연도 진행됐다. 공연 한타임에는 한 번에 50명 가까운 인원이 가득찰 정도로 인원이 몰리기도 했다. 2일 오후 8시에도 이번 전시에 참여한 리카르도 베나씨 작가가 진행하는 라이브 퍼포머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지치지 않는 혁신가의 공간’ 주제의 일환으로 전시된 갈타로싸 작가의 ‘디스코 정신’(The Spirit of Disco)였다. 작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을 그의 어린시절 추억과 꿈 속에서 봤던 기억들을 중심으로 꾸며냈다. 아직 삶이 낯선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듯, 토템적인 소재를 넣어 기이한 느낌을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장에는 작가와 친분이 있는 예술가인 니콜라 베커의 사운드 트랙을 함께 깔면서, 작품 특유의 분위기를 배가시켰다. 실제로는 전체적으로 강인한 색상의 조형물들과 화려한 조명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다가왔다.
갈타로싸 작가는 “아이에게 세상은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공간”이라면서 “아이의 시선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근원에 대해서 물음을 던지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작가의 이같은 관점은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철학과도 맥이 닿아 있다. 앞서 기아가 소개하던 오퍼짓 유나티이드란 철학은 대비되는 요소들을 조합하면서 언뜻보면 각자 다른 요소들의 조화를 통해 제품의 조형적인 매력을 뽑아내는 것을 지향하기 떄문이다.
기아는 앞으로도 이같은 전시를 꾸준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벌써 기아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물론 광주 비엔날레, 부산모터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에서도 전시와 이벤트를 개최된 바 있다. 이는 오퍼짓 유나이티드 철학이 반영된 기아 EV6와 EV9, EV3 등 기아 신차 디자인 완성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장에서 만난 기아 관계자는 “차를 디자인하는 언어를 소개하자는 차원이 아니고, 기아가 갖고 있는 문화적인 특징이나 디자인할 때 갖고 있는 마음가짐을 소개하는 것이 전시의 지향점이었다”면서 “이같은 자리를 통해 문화 전반에 대한 기아의 열정을 소개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 디자인 문화에 대한 활발한 공론장을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