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어르신을 돌보고 있는 가구의 절반 이상이 부양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건강이 악화되는 등 조호(도와서 보호함) 여건이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서울시가 내놓은 ‘치매 어르신 관리현황’에 따르면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 구성원은 배우자가 39%로 가장 많았고, 딸이 23.6%, 아들 14.6%, 며느리 12.9%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하루 평균 9시간을 치매 어르신을 간호하는데 활애했다.

문제는 치매 가족이 경제활동을 하는데 소요하는 3시간에 불과해 사실상 소득이 끊혔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서 치매 가족의 상당수는 환자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사회활동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가계 소득과 직결된다. 실제로 치매 가족의 52%는 월평균 가구 소득 대비 조호 비용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이중 17%는 ‘매우 부담스럽다’고 말해 치매 가족이 환자 돌봄에다 소득 악화로 이중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양 비용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가구는 20%였고, 나머지 28%는 ‘그저 그렇다’고 응답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건강도 악화됐다. 응답자의 35.4%가 가족의 건강상태에 대해 ‘매우 나쁘다’ 또는 ‘나쁜 편이다’고 진단했다. 치매 가족의 건강관리 및 휴식지원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치매 가족은 부양 부담을 느끼면서도 치매 어르신을 돌본다는 만족감과 환자의 행복감에 보람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양 부담감(5점 척도)은 ‘치매 어르신이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항목이 3점으로 가장 높았고, 부양 만족감(3점 척도)은 ‘환자의 존엄성 유지 돕기’(1.49점), ‘환자가 행복해하면 기쁘다’(1.48점) 순으로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8월 서울시 치매관리사업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치매 어르신을 돌보는 가족 1395명을 무작위 추출해 설문에 동의한 360명을 대상으로 1대 1 방문 면접조사로 진행됐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치매관리사업을 보완했다. 우선 치매 가족의 부담 경감을 위해 신개념 공공노인 요양소 3곳과 데이케어센터 20곳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 치매 진행 단계와 가족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통합 프로그램인 ‘희망다이어리’를 확대하고, 경증 치매 환자 돌봄을 위한 ‘기억키움학교’를 10곳까지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어르신 돌봄 종합지원센터를 추가 설치해 돌봄 가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돌봄 가족 1000명을 대상으로 휴가제를 도입한다.

한편 서울시에는 총 11만1677명의 치매 어르신이 있는 것으로 서울시는 추정했다. 이중 4만2667명이 치매관리사업에 등록돼 있다. 치매 증상에 따라 경도 치매 환자가 44.5%로 가장 많았고, 중증도 20.7%, 최경도 19.5%, 중증 15.3% 순으로 집계됐다.

최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