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을 방문중인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9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 “사드에 대해서는 결정이 없고, 활발한 논의도 없다”고 말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9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용 외교부 1차관과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사드 문제는 매우 분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드는 순전히 방어적이고, 전적으로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그러나 결정이 안됐기 때문에 모두 시기상조다. 만약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면 한국과 완전한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전개에 반발하는 상황에서 사드가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미간 협의가 이뤄진 다음에야 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블링큰 부장관은 방한에 앞선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한 인터뷰에서는 ‘사드 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드를 포함할 가능성이 있는 한반도의 미사일 방어는 이 지역내 불안정의 가장 큰 원인인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반도의 미사일방어(MD)체계가 중국이 아닌 북한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이지만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이와 함께 블링큰 부장관은 “북한은 비핵화로 되돌아가는데 진지하다는 점과 믿을 수 있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북한이 대화에 대해 진지하다는 것을 보일 때까지 북한에 대한 압력과 국제사회의 공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과의 대화와 관련해선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취임 후 첫 외국방문지로 한국을 찾은 데 대해 “부장관으로서 내 첫 출장지와 첫 일정이 각각 동북아와 서울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부장관이 이 지역과 한미관계에 부여하는 중요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한미동맹은 매우 강하다”면서 “우리는 올해 말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환영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블링큰 부장관은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한일 양국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라며 “양국관계는 양국간 문제이지만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양국관계가 가능한 한 강해지길 바란다”면서 “우리는 한일 양국이 마주한 어려운 문제를 헤쳐나가길 계속해서 독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조 차관과 블링큰 부장관과의 면담에서는 블링큰 부장관이 전날 한국에 도착한 뒤 첫 식사 메뉴로 삼계탕을 선택한 것이 화제가 됐다.

조 차관은 “삼계탕집에 간 것으로 (한국 일정의) 아주 좋은 출발을 하셨다”며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덕담을 건넸고, 블링큰 부장관은 “(마크 리퍼트) 대사 덕분”이라고 화답했다.

블링큰 부장관은 전날 오후 서울의 한 삼계탕집에 들러 리퍼트 대사와 저녁식사를 한 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서울에서의 첫 일정은 삼계탕 저녁식사’라는 글과 함께 리퍼트 대사와 찍은 사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