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7곳, 코스닥 33곳 등 총 100곳 선정

三電·SK하닉·현대차·신한지주 포함…KB금융·KT·SK텔레콤 고배

매년 6월 종목 심사…“밸류업 공시 없인 지수 포함 어려워”

밸류업 공시 안 하면 삼성전자도 밸류업 지수서 뺀다 [투자360]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 및 선정 기준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유동현·김민지 기자] 한국거래소가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고 국내 증시를 부양하기 위한 대표 방안 중 하나였던 ‘코리아 밸류업 지수(이하 밸류업 지수)’를 공개했다. 처음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100곳의 상장기업들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의지는 물론 주가순자산비율(PBR)·자기자본이익률(ROE), 시가총액과 수익성 등을 기준으로 뽑혔다. 앞으로 거래소는 1년에 한 번 밸류업 지수 종목 교체 등을 통해 국내 모든 상장사가 ‘밸류업 DNA’를 탑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밸류업에 진심인 기업들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도모해 자본시장 재평가에 나선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발표한 밸류업 지수의 최초 구성종목은 코스피 67곳, 코스닥 33곳 등 총 100곳이 선정됐다. 산업군별로는 정보기술(IT) 24곳, 산업재 20곳, 헬스케어 12곳, 자유소비재 11곳, 금융·부동산 19곳, 소재 9곳, 필수소비재 8곳, 커뮤니케이션 8곳, 에너지 1곳이다. 시장대표성(시가총액)을 종목 선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으면서 IT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이 거래소 측의 설명이다.

구체적 종목으로는 국내 시총 1·2위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IT 몫으로 포함됐다. 현대차, 기아 등 그동안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던 완성차 종목도 포함됐다. 현대차는 ‘밸류업 공시 기업 특례’로 포함됐다. 헬스케어로는 셀트리온과 한미약품, 산업재 업종에선 HMM과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고(高)배당주’란 이유로 대표 밸류업 수혜 섹터로 꼽히던 금융에선 신한지주, 삼성화재, 메리츠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DB손해보험,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등이 포함됐다. 올해만 7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한 KB금융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 등이 빠진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대표 고배당주로 꼽혔던 KT, SK텔레콤 등 통신주도 고배를 마셨다.

밸류업 공시 안 하면 삼성전자도 밸류업 지수서 뺀다 [투자360]

거래소는 매년 6월 심사를 거쳐 밸류업 지수의 종목을 교체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2026년 6월 이후부턴 밸류업 공시 이행 기업을 중심으로 지수를 구성키로 했다. 전날 간담회에서 이부연 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보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는 기업이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질문 과정에서 예시로 나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증시 대표주마저도 밸류업 공시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지수 편출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거래소는 ▷시장대표성(시가총액)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5단계 스크리닝을 거쳐 구성종목을 선별했다. 시총 상위 400위 내 종목 중 최근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가 아닌 곳, 주주환원 측면에서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곳이 대상이었다. 시장평가에선 PBR 순위가 전체 또는 산업군에서 50% 내에 포함돼야 한다. 자본효율성은 산업군별로 산출한 최근 2년 평균 ROE 순위에서 100위 내에 들어야 한다.

거래소는 전산 테스트가 완료되는 오는 30일부터 실시간 지수를 제공할 예정이다. 1000포인트를 기준 지수로 삼는 밸류업 지수의 기준 시점은 올해 1월 2일로 상품화를 위해 2019년 6월부터 5년 치 소급 지수를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11월 중엔 밸류업 지수 선물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도 진행될 예정이다. 거래소 역시 금융투자업계의 수요에 따라서 다양한 지수를 순차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지수 발표를 계기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활성화하고 주주 간 정보 비대칭성 문제가 해결돼 우리 증시가 재평가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이사장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해 “환자가 수술을 받으려면 건강이 받쳐 줘야 하는데, 우리 주식시장은 금투세를 도입하기에 체력이 미진하다고 생각된다”면서 “증권 거래를 책임지고 있는 거래소 입장에서 금투세는 시기적으로 시행하기 어렵지 않나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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