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추석 연휴 하루 전인 13일 귀성 인사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서울역에
이재명 대표 비롯 민주 지도부는 용산역으로
‘텃밭 고려’ 선택…경부·호남선 주요 출발지
첫 명절 조국혁신당도 용산역…재보선 사활
개혁신당은 서울역, 용산역 모두 들러 인사
[헤럴드경제=안대용·박상현·신현주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귀성 인사에 나선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서울역,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용산역으로 각각 향한다. 지지 기반과 관행 등이 고려된 선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명절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하루 전인 13일 서울역에서 귀성길에 오르는 시민들에게 인사한다. 이후 결식 청소년을 위한 밀키트 제작 봉사활동을 하기로 계획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설 귀성 인사를 같은 날 용산역에서 하기로 정했다.
정치권의 각 정당은 설과 추석 연휴 전 기차역에서 명절 귀성 인사를 해왔다. 짧은 시간에 많은 시민들을 한 공간에서 만나 인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명절 귀성 인사는 각 정당의 주요 일정으로 꼽힌다.
다만 거대 양당의 경우 인사하는 장소는 서로 다르다. 전신을 포함해 국민의힘은 서울역, 민주당은 용산역을 주로 찾았다.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각 정당이 표심을 감안해 텃밭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서울역은 대구와 경북 지역을 비롯해 부산, 울산으로 이어지는 경부선의 출발지이고, 용산역은 전주와 전북, 광주와 전남으로 이어지는 호남선의 주요 출발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으로 떠나는 열차의 주요 출발지를 인사 장소로 택해왔고, 이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귀성 인사 장소로 서울만남의광장도 검토했다. 하지만 동선과 일정 등을 고려해 기존 인사 장소인 서울역으로 확정했다. 서울만남의광장 역시 기차역이 아닌 고속도로 휴게소란 점만 다를뿐, ‘경부선’ 방면으로 이동하는 차량이 주로 들르는 장소란 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앞서 국민의힘은 올해 2월 설 연휴 직전에도 서울역을 찾았다.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동훈 대표와 지도부가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지난해 9월 추석 연휴 때도 김기현 당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서울역 대합실과 플랫폼을 누비며 귀성길 인사를 했다.
민주당도 그동안 용산역에서 명절 인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이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가 용산역을 찾았고, 지난해 9월 추석 연휴를 앞둔 때에도 홍익표 원내대표와 지도부가 용산역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올해 설 연휴 전 귀성 인사 장소도 용산역이었다.
창당 후 첫 명절을 맞는 조국혁신당도 같은 날 조국 대표와 지도부가 용산역을 찾아 시민들과 귀성 인사를 나눈다. 조국혁신당은 다음 달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총력전을 선언하고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데 귀성 인사 장소를 용산역으로 결정한 것도 재보선을 위한 선택이라고 한다. 조국혁신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전남 곡성군수, 곡성군수 및 부산 금정구청장에 후보를 내기로 했고 조 대표는 조만간 선거가 치러지는 전남 영광과 곡성에서 ‘월세살이’를 한다는 계획이다.
허은아 대표 등 개혁신당 지도부는 같은 날 서울역과 용산역에 모두 들러 귀성에 나선 시민들을 만나기로 했다. 서울역에서 먼저 귀성 인사를 한 후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 시민들을 만나면서 용산역으로 향해 귀성 인사를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거대 양당과 달리 어느 한 곳에만 집중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