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역에서 연락이 끊긴 김모(18)군의 실종 전후 행적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리아로 국경을 넘었는지, 시리아로 갔다면 왜 갔는지, IS에 가담하길 원하는지 정작 중요한 의문점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터키에 도착해 치밀하게 이동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납치보단 자발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드러나는 행적, 치밀하게 움직였다 = 20일 외교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김군은 동행한 목사 홍모(45) 씨와 함께 지난 8일 이스탄불에 도착했고, 저녁에 가지안테프로 도착해 투숙했다. 다음날 바로 차량을 통해 킬리스로 이동했다. 두 지역은 가깝고 차 외엔 교통수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킬리스에 도착해 호텔에서 묵은 뒤 실종 당일인 10일 오전 8시께 배낭 하나를 메고 호텔을 나선 모습이 CCTV에 잡혔다.

호텔 맞은편에 있는 모스크 앞에서 수 분간 서성였는데 8시 25분께 남성 한 명을 만났다. CCTV 화질이 좋지 않아 인상착의 등은 확인되지 않는다. 남성이 김군에게 손짓하며 신호를 보냈고, 8시 30분께 시리아 번호판을 단 검정 카니발 차량이 이들을 태우고 이동했다.

이 차량은 택시인데, 시리아 번호판을 달았지만 실제로는 터키까지 오가는 차량으로 이미 터키 경찰은 해당 운전사 조사까지 마쳤다. 시리아인이 운영하는 불법택시이며, 실종 당일 오전 7시 30분께 모스크 주변으로 와달라는 요청을 받고서 이들을 태운 것으로 확인됐다.

택시 운전사에 따르면, 김군과 동행한 남성 등 이들 2명은 베사리에 마을에 위치한 시리아 난민촌까지 25분간 탑승하면서 대화를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필요한 정보 노출을 꺼려 대화를 의도적으로 안 했거나, 아랍어 구사 등 의사소통에서 한계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운전사는 해당 남성에 대해 알지 못하고 별다른 인상착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 난민촌 주변에서 하차했고, 그 뒤로 이들의 행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직 국경검문소를 통과한 기록도 없다”고 밝혔다.

▶터키에 남아 있나, 이미 넘어갔나 = 이들의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곳은 베시리에 마을. 이곳은 국경까진 5㎞ 가량 떨어져 있다. 아직 국경검문소를 통과한 기록이 없다는 점에서 아직 터키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터키 국경에 최근 국제적 관심이 쏠리면서 터키 정부는 불법 입출국을 막도록 통제를 강화하고 현장에도 이 같은 지시가 내려간 상태이다. 김군이 내린 시리아 난민촌도 경찰이 수색했으나 김군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국경을 완전히 통제하는게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터키와 시리아의 국경은 약900㎞에 이른다. 이곳을 관리하는 검문소는 총 13개로, 약 70㎞마다 하나씩 위치한 셈. 국경도 지뢰나 장벽 등 특별한 장애물이 없기 때문에 국경검문소를 거치지 않고국경을 넘었을 가능성도 있다.

시리아 난민촌이나 베시리에 마을이 IS로 들어가는 루트로 활용되는 길이 아니라는 점도 의문이다. 호텔이 있던 킬리스는 상대적으로 큰 마을이지만 베시리에와 난민캠프는 IS와 관련, 그리 부각된 적이 없었기 때문. 이들이 여기를 거쳐 국경을 넘기 수월한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넘어갔다면 왜? IS 가담 여부 알 길 막막 = 김군의 컴퓨터나 메일 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김군이 IS와 접촉하길 원했을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다만 김군이 실제 IS에 가입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길이 막막하다. 우선 김군이 터키에 남아 있다면 터키 경찰의 수색 등으로 신병이 확보될 수 있다. 이미 시리아로 넘어갔고 IS에 가입했다면, IS 측이 이를 알리지 않는 한 확인할 길이 사실상 전무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IS가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 등에서 등장하거나, 별도로 이를 알리는 영상을 올려야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일본도 나카타 고 도시샤대 신학연구과 전 교수가 IS에 가담한 사실을 유튜브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IS 깃발을 배경으로 소총을 든 모습을 IS가 공개했기 때문. 그는 첫 일본인 IS 가담자이다. 현재 전 세계 82개국의 국민이 IS에 가담했고 아시아에서도 이미 일본, 중국, 동남아국 등 10개국이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물지만 IS가 다시 가담자를 내보내는 경우도 있다. 김군이 미성년자인 18세이기 때문에 설사 가담했더라도 다시 돌려보낼 수 있다는 분석이지만, 현재 IS에는 14~15세의 가담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나이 때문에 되돌려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IS 가담했다면 처벌은 어떻게 되나? = 김군이 IS에 가담했다고 가정할 때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도 관심사이다. 일단 시리아로 입국했다면, 입국금지 국가를 입국한 데에 여권법 위반을 적용할 수 있다.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외에 특별히 규정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 다만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처벌이 있는지가 관건이다. 유엔은 IS 사태와 관련, ‘외국인 테러 전투원’ 결의안을 최근 채택했다. 외국인 테러 전투원은 다른 나라 국적을 지닌 자가 테러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는 걸 의미한다. 결의안은 유엔 회원국 모두에게 구속력을 지니며, 각 국가는 외국인 테러 전투원 방지 대책을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다만 테러 단체 가담 자체가 처벌 대상인지는 또 다른 해석이 필요하다. 기존 사례가 없어 정부도 만에 하나 김군이 IS에 가입했을 가능성에 대비, 관련 법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