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17만원 ‘국민메신저’에 도진 노사 분규 리스크…3만원 ‘신저가’가 웬말 [투자360]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한 직원이 출근하고 있다. 성남=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대책이 없구나. 카카오의 바닥은 대체 어디?” (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

“신저가 알림이 또 울릴 줄이야. 판교쪽은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온라인 종목토론방)

한때 삼성전자의 뒤를 잇는 ‘국민주’로 각광 받았던 카카오 주가가 52주 신저가 기록을 또 한번 갈아치웠다. 본업을 통한 미래 먹거리 찾기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노사 간의 갈등이 불거진 것도 주가엔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26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9% 하락한 3만4900원을 기록 중이다.

장 초반 카카오 주가는 3만4800원까지 내려 앉으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카카오 노사의 단체협약 교섭이 결렬됐다는 소식은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카카오 노동조합(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은 지난달 29일 사측에 교섭 결렬 공문을 발송하고 사내 게시판에 결렬 선언문을 게시한 데 이어 3일에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다고 4일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결렬 선언문에서 사측이 1년여 전부터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쇄신을 본격화하면서도 노동조합의 쇄신 요구를 거부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노조의 쇄신 요구사항을 논의 불가로 통보하고 쇄신과제가 일부 완료된 것처럼 알리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참고 기다렸던 쇄신의 결과는 오히려 구조조정과 매각 위험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크루(직원)들이 걱정된다면 ‘회사의 경영권이니 논의할 수 없다’가 아니라 고용 안정과 관련해 최소한 협의 절차라도 만들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카카오 노조는 지난달 비윤리적 경영진 고문 계약 철회를 요구하고 준법·윤리 경영 감시를 위한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바람픽쳐스 인수 연루 경영진의 배임 횡령 의혹에 대해 제보를 접수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교섭이 10개월이 넘어가고 있지만 사측이 일정을 연기하거나 안건을 제출하지 않는 불성실한 태도로 교섭을 지연시켜 더 이상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결렬을 선언했다며 향후 단체행동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쇄신할 수 있도록 싸우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한때 17만원까지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에 과거 남궁훈 전 대표는 15만원 선 회복을 약속하기도 했지만, 절반도 지켜내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카카오 주가가 힘을 못 쓰는 배경으로는 미래 성장 동력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주력 플랫폼인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막대한 규모의 광고 수익 이외에 뚜렷한 미래 먹거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김범수 창업자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정을 한 혐의로 구속되는 등 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것도 주가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굳건히 1위를 지켜왔던 카카오톡 이용자수도 유튜브에 역전 당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카카오톡의 월간 이용자수는 4500만명으로 유튜브(4580만명)에 밀렸다. 갈수록 유튜브와 격차가 커지는 추세다.

위기에 몰리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주식을 매입, 책임감을 가지고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고 있다. 정 대표는 최근 1억원 상당의 카카오 주식을 매입했다. 정 대표가 올해 매입한 금액은 총 2억원에 달한다. 정 대표는 매년 2억원 주식을 매입하고, 재직 기간 동안 매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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