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난달 5일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큰 폭 하락
코스피, 경계 심리 강화로 부진한 움직임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미국 노동자의 날 휴일 이후 9월 첫 거래일인 오늘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경기 둔화 재점화 우려가 국내 증시 하락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3대 지수는 급락 출발해 나스닥 지수는 577.33포인트(3.26%) 내린 1만7136.3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9.47포인트(2.12%) 하락한 5528.93,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626.15포인트(1.51%) 내린 4만936.93에 마감했다. 이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던 지난달 5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주식시장 급락은 이날 발표된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 재부각된 것으로 S&P Global 미국 제조업 PMI 지수는 47.9로 이전치와 전망치 48을 하회했으며 미국공급관리협회(ISM) 미국 제조업 PMI 지수는 47.2로 전망치 47.5를 하회했다”고 전했다.
조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 지표는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음에도 테크섹터가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9월은 미국 주식시장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계절성이 돋보이는 시기로 확인할 이벤트가 많이 예정돼 있어 불확실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3% 가까이 급락하며 개장했다. 이날 오전 9시 32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71.34포인트(2.68%) 내린 2593.29를 나타냈다. 이에 미국 증시 급락 속 한국 증시는 경계심이 강화돼 부진함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증시는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 및 대선 TV토론을 앞두고 관망 심리가 강화되면서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시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황 연구원은 “여기에 기대했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소 위축돼 한국 증시의 하락장을 지지했다”고 분석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약화되면서 순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하락세가 곧 국내 증시 하락세로 이어진다는 예시를 전했다. 그는 “올해 2분기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에도 불구하고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증가폭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과도한 인식 끝에 반도체 섹터가 하락세를 보이고, 얼마 있지 않아 엔비디아의 신형 AI칩 블랙웰의 생산 지연 우려로 반도체 섹터에 대한 투심이 약화돼 당시 한국 증시 전반 역시 하락세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한다. 조연주 연구원은 “미국 가계의 낮은 레버리지 비율 및 견조한 주택지표 그리고 미 대선 이후 첫 해 정책 모멘텀 등을 감안한 이유”라며 “다만 9월은 안정성 확보를 위해 분산 포트폴리오 전략이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업종 중 ▷필수소비재 ▷방산 ▷헬스케어 등의 비중을 늘리고 스타일에서는 고배당·퀄리티를 편입하는 전략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