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산 원료 맥주 만들어 1만원 무제한

귀가힘든 취객위해,안전한 무료캠핑장 운영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어머, 어머, 우리 동네 아저씨랑 똑같이 생겼다.”

히딩크 닮은 사람들 살던곳, 강진 하멜 맥주축제[함영훈의 멋·맛·쉼]
강진 하맥(하멜 맥주) 축제 지난해 첫 행사 모습[강진군 제공]
히딩크 닮은 사람들 살던곳, 강진 하멜 맥주축제[함영훈의 멋·맛·쉼]
대한민국 축구영웅 히딩크 감독을 영원한 한국인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은 네티즌들의 주민증발급으로 이어졌다.

한일월드컵 축구대회를 1년 앞둔 2001년, 네덜란드 사람인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는 TV뉴스가 나오자, 전남 강진군 일부 주민들이 히딩크 감독의 모습을 보고 이렇게 소리쳤다고 한다.

병영면 등 강진 일부지역은 1636년 항해중 표류하다 한국에 온 36명의 네널란드인 중 상당수가 대대손손 한국인의 사위가 되어 살았던 곳이다.

히딩크 닮은 사람들 살던곳, 강진 하멜 맥주축제[함영훈의 멋·맛·쉼]
강진 하맥축제에 참가한 외국인들

물론 300년 이상 한국인 유전자가 섞이면서 네덜란드 DNA는 크게 퇴색됐지만, 1960년대만 해도 이 지역 한국-네덜란드 혼혈 남성은 히딩크 감독 같았고, 여성은 팔등신 절세미인인 경우가 꽤 눈에 띄었다고 한다.

한국에 남은 네덜란드인들은 그 나라식 담장을 동네에 쌓아 주었고, 병영성을 보수하는 일에 투입되기도 했다.

히딩크 닮은 사람들 살던곳, 강진 하멜 맥주축제[함영훈의 멋·맛·쉼]
하멜 일행이 강진 병영면에 쌓은 네덜란드식 담장

강진군은 그들의 전통을 풍차, 튤립꽃밭으로 부활시키더니, 지난해 부터, 네덜란드 현지 원료로 만든 맥주를 국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기도록 하는 축제도 만들었다.

오는 29∼31일 강진군 종합운동장에서는 다시 하멜 맥주(하맥)축제가 열린다.

단돈 1만원의 입장료에 맥주 무제한, 화려한 라인업의 공연에 무료 캠핑까지 더해진다.

하맥축제에는 글로벌 톱클래스 K-팝 가수들이 출동한다. 29일 QWER·노라조, 30일 에일리·뉴진스, 31일 윤도현밴드가 출연한다. 유명 DJ와 댄스팀 공연도 함께 더해져 한 여름밤 맥주와 음악이 함께 하는 특별한 축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히딩크 닮은 사람들 살던곳, 강진 하멜 맥주축제[함영훈의 멋·맛·쉼]
강진 병영성

맥주를 테마로 한 축제이니 만큼 음주 후 귀가가 어려운 관광객을 위해, 강진군은 종합운동장 풋살장 옆에서 무료 캠핑장을 운영한다.

1박당 30팀, 축제 기간 3일간 90팀을 선착순으로 모집하고 있다. 야영 구역 이용도 무료에다가 캠핑 장비도 무료로 대여한다.

현재 강진 병영성 앞에는 하멜의 고향인 네덜란드 호르큼(Gorcum)시에서 기증한 하멜동상과 대포 등을 전시한 하멜기념관이 있다. 하멜촌 맥주는 강진에서 생산된 쌀귀리에 하멜의 고향인 네덜란드 맥아를 가져와 만들었다. 네덜란드 맥주 업체의 생산 노하우와 물을 희석하지 않아 깊은 맛을 낸다.

히딩크 닮은 사람들 살던곳, 강진 하멜 맥주축제[함영훈의 멋·맛·쉼]
강진 하멜기념관

네덜란드인들은 독일 북서쪽, 대서양 바람 강하고 육지가 해수면 보다 낮은 땅을 지혜롭게 일군, 똑똑한 사람들이다.

베니스 방식으로 풀등을 육지로 만든 암스테르담에 가보면 베니스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수많은 운하가 마치 대도시의 수많은 골목길 처럼 형성돼 있다. 놀라운 역사(役事)가 아닐수 없다.

암스테르담 인근 잔세스칸스에선, 세찬 바닷 바람을 밀어내 육지로 침노하는 풍속을 둔화시키려는 거대 풍차 대열이 대서양과 맞서고 있으며, 그 뒤로 아름다운 마을이 평화를 누리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에버랜드 마을 풍경의 모티브가 잔세스칸스이다.

하맥 축제 등을 계기로, 똑똑하고 성실한 두 나라, 네덜란드와 한국의 우정이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