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대단지 한 차례 유찰에 4.8억까지 하락
2000년 준공된 대단지 아파트…1층 경매로 나와
[영상=이건욱 PD]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 아파트 한 채 값이 12억원을 넘어서면서 수도권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전셋값과 분양가까지 치솟으면서 일부 실수요자들은 비교적 저렴하게 서울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는 경매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6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삼성산 주공아파트 전용면적 113㎡은 지난달 감정가 6억원에 경매 시장에 나왔지만 유찰됐다. 오는 21일 2차 매각일을 앞두고 있으며 최저입찰가격은 감정가의 80%인 4억8000만원에 책정됐다. 이번에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최저 입찰가가 3억8400만원까지 낮아진다.
삼성산 주공아파트는 2000년 8월에 준공된 9개동, 1482가구 대단지다. 경매 물건은 1층 전용면적 113㎡(44평) 대형 평수다. 거실과 주방, 방 4개와 욕실 2개, 발코니 2개 등을 갖췄다. 사방이 녹지로 둘러싸인 이른바 ‘숲세권’ 아파트로 관악산 조망이 가능하며 공기가 쾌적한 편이다.
이 단지는 지하철역과 멀리 떨어져 있어 교통 접근성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서울 경전철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이 차량으로 5분 거리에, 도보로 25분 거리에 있다. 다만 단지 정문과 후문 등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지하철역으로 이동이 수월하다. 광신중학교와 광신고등학교가 걸어서 5분 거리에, 원신초등학교가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 서남권 최대 재개발인 신림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산 주공아파트는 신림뉴타운 1·2·3구역 가운데 신림2구역과 인접해 있지만 중간에 녹지가 가로 지르고 있어 직접적인 개발 호재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반적인 주거 환경 개선은 기대해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시세 대비 저렴한 최저입찰가격이 강점이라고 강조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아파트 1층은 선호도가 높지 않아 한 차례 유찰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럼에도 최저입찰가격이 낮아지면서 서울 대형평수가 4억원대에 나와 2차 매각 기일에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산 주공아파트 44평 실거래가는 7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가장 최근 거래는 지난 3월로 24층이 7억13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층수인 1층은 지난해 9월 6억원에 손바뀜했다. 최저 입찰가가 4억800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1억원 이상 저렴하게 나온 셈이다.
전문가들은 투자보다 실거주 목적으로 응찰을 고려해야하는 물건이라고 설명한다. 이 선임 연구원은 “이 물건은 서울 외곽에 위치해 있지만 가격적인 이점이 있고, 인근에 초·중·고교가 있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파트 가격이 정책 자금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금액대인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달(89.1%)과 비교해 3.8%포인트 상승한 92.9%를 기록했다. 2022년 8월(93.7%) 후 1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전월(42.5%)대비 4.7%포인트 상승한 47.2%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