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파업에 동네병원 실손 보험금 지급↑[머니뭐니]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전공의 집단행동 중단을 촉구하는 인쇄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전공의 파업 영향으로 2분기 실손보험 손해율이 떨어졌다. 1분기까지만해도 높았지만, 상급종합병원 파업이 지속되면서 수술비 담보 보험금 지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동시에 1,2차 병원의 지급보험금이 늘면서, 비급여 진료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A손보사의 2분기(4~6월) 실손보험 손해율은 1분기 대비 10% 넘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손보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져졌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건당 보험금이 큰 상급종합병원 파업 영향으로 종합병원, 병원, 의원으로 환자가 이동하고,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해당 의료기관 유형에서 나가는 보험금이 줄어들었다”라며 “대형병원에서는 수술이 많고 중요 진단을 내려 보험금 지급 규모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주요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들의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현황을 보면 상급종합병원인 3차병원 지급보험금은 올해 1월 1430억원, 2월 1279억원에서 파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3월에는 106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4월 1012억원, 5월 1012억원으로 크게 내려갔다.

동네 의원 등이 속해있는 1, 2차병원과 비교하면 감소세가 더욱 뚜렷해진다. 1, 2차병원의 2024년 1~5월 지급보험금은 각각 전년 대비 12.8%, 12.6%씩 증가한 데 반해 3차병원은 3.1%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실손보험 비급여가 잡히지 않는다면 실손보험 손해율은 악화는 지속될 거란 전망이다. 2월 말부터 진행된 전공의 파업 당시 1분기 손해율은 여전히 높은 수치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28.0%로 전년 동기(126.3%)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보험사가 적자를 본다는 의미로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1, 2차병원으로의 풍선효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들어 1, 2차 병원을 중심으로 실손보험금 지급액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급보험금 중 비급여 항목의 비중이 큰 1차병원의 지급보험금 규모를 보면 올해 ▷2월 2476억원에서 ▷3월 2498억원 ▷4월 2611억원 ▷5월 2634억원으로 늘어나고 있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료 공급 측면의 제도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비급여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문제가 되는 주요 비급여 진료 항목에 대해서는 해당 전문과목 의학회에서 진료 적정성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적용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