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총선 백서 바로 공개하시라”
공천 과정서도 ‘사적 채널’ 주장
나경원 “자해하는 전대되지 말아야”
전당대회 네거티브 격화에 우려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나경원 의원은 5일 경쟁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이 올해 초 김건희 여사의 사과 문자를 묵살한 것과 관련해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원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에 대해서 (한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바라고 있다”며 “국민들의 질문을 피하고 말을 돌릴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의문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함으로써 결국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데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며 “이런 내용이 담긴 선거 백서를 바로 우리 공개하시라”고 촉구했다.
또 원 후보는 “(한 후보가) 김경율 비대위원과 이런 영부인 문제를 비롯한 당 내의 모든 현안에 대해서, 당 내 공론화 과정 없이 사적인 채널로서 자기들끼리만 논의했다”며 “공천의 문제는 자기의 가족을 비롯한 사적인 채널로, 그런 부분의 논의 통해서 울타리 밖에 있는 사람들은 영문도 모르면서 아직도 의혹을 갖고 있는 일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부인의 사과 기회를 놓쳐서, 총선을 망쳐서 그렇지 않았으면 당선됐을 수도 있는 전국 격전지의 수 많은 출마자들의 낙선의 아픔과, 이를 통해서 집단 무기력증과 우울함에 빠진 우리 지지자들”이라며 “국정 설계가 가로막혀 있는 대통령과 정부에게 어떻게 책임 다할 건지 질문에 답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도 서약식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전당대회가 너무 격화되는 거 같다”면서도 “총선에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 대응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 모든 우리 국민의힘 구성원들의 숙제였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근데 이 부분에 있어서 어떤 이유도 없이 혼자서 판단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 더 이상의 논의가 없었다는 것은 한동훈 후보의 상당한 정치적 판단력의 미숙을 말한다고 본다”며 “이런 판단 미숙, 정치적 독단에 대해서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다만 나 의원은 “이러한 것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도가 있는 세력들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전당대회가 우리 스스로, 일종의 디스하고 자해하는 전대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이러다가 정말 다 깨지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쪼개질 결심, 헤어질 결심이 아니라 하나 될 결심을 해야 할 전당대회”라고 말했다. 이어 “쪼개져서 우리 당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인 계파 갈등이 계파 ‘충돌’로 이어져서 우리 모두 당이 어려워지는 전당대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를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총선 백서와 관련해서는 “누구의 책임을 다 떠나서 총선 백서에서 나타난 객관적 자료는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결론적 부분이 아니라 객관적 자료는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명품백 문제가 한창 불거졌던 지난 1월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보냈던 문자의 내용을 입수했다며,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재구성했다고 주장한 문자를 공개했다.
김 실장 주장에 따르면 김 여사는 한 후보에게 “최근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몇 번이나 국민들께 사과하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했다가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 사과하라면 하고 더 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다. 한 위원장님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