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인요한 의원이 1일 여론조사 업체의 당권 주자 지지율에 반론을 제기했다. 당심은 여론조사 결과와 다르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대세론에 힘을 싣는 상황에 견제구를 날릴 셈이다. 인 의원은 최근 들어 한 후보와 대립각을 선명히 세우고 있는 원희룡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분류된다.
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대해 “여론조사를 다 믿느냐”며 반감을 드러냈다.
이는 당권 경쟁에서 한 후보가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잇달아 발표되는 상황에 반론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한 후보가 50%를 넘는 지지를 받으며 상대 후보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실제 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 대상을 한 한국갤럽 조사에서 한 후보는 38%의 지지를 받아 다른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렸다. 나경원 후보와 원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15%로 동률이었고, 윤상현 후보의 지지율은 4%로 집계됐다. 28%는 의견을 유보했다.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조사에선 한 후보가 55%의 지지를 받았다. 이어 원 후보 19%, 나 후보 14%, 윤 후보 3% 순이었다. 의견을 유보한 응답자는 9%였다.
한국갤럽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지난달 25∼27일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1.8%다.
같은 날 발표된 뉴시스·에이스리서치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한 후보는 59.3%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원 후보 15.5%, 나 후보 12.6%, 윤 후보 5.9% 순이었다. 6.7%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에이스리서치 조사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지난달 25∼26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인 의원이 여론조사의 이 같은 결과에 반론을 제기한 배경은 최대 당원을 보유한 영남 당심은 여론조사 결과와 다르다는 인식 때문이다. 여론 조사의 ‘국민의힘 지지층’과 ‘국민의힘 당원’은 다른 집단이라는 판단이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 당원투표가 80% 비율로 반영되는 만큼 전체 당원 가운데 40%가 몰려있는 영남에서 여론조사 결과와 다른 선거 결과를 이끌 것이란 기대감도 엿보인다.
이 의원은 “경남은 제가 갔다 왔는데 분위기가 다르다”며 “(당대표 선거가) 40%는 경북(영남)에서 결정된다. 지금 시작도 안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영남 당심 역시 한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의 대세론이 형성되고 있고 지역 당심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층이 두터운 수도권 일부 지역은 물론 영남 지역 당심 역시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다르게 현역 국회의원이 당원들의 투표를 좌지우지하기 어려워진 현실”이라며 “과거와 같이 지역 의원의 조직동원력보다는 개별적인 바닥 당심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