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12주 연속 상승세

노도강도 상승 전환…2주째 오름세

‘영끌족’ 집값 급락세 멈추자 기대감

“빚내 집샀던 2030 영끌족 희망 보인다”…꿈쩍 않던 노도강도 ‘꿈틀’ [부동산36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이제야 희망이 보여요. 이미 상급지들이 전고점을 회복한 상황에서 초조하기만 했는데 ‘노도강’ 매매가가 오를 조짐이 보이네요. 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받아 이자 부담은 크지 않지만 상대적 박탈감이 커요.”

지난 2020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구축 아파트를 매수한 30대 집주인 A씨는 매물을 내놓을지 고심하고 있다. 4억5000여만원에 사들인 17평 아파트가 부동산 시장 활황기 때 6억4000여만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집값이 급격히 떨어져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것. A씨는 “전세가와 매매가 회복되는 추세라 조만간 집을 처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 아파트값이 12주 연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 집을 산 사람)의 투자 수요가 몰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도 2주 연속 집값이 오르면서 얼어붙은 주택 시장이 해빙기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고금리 지속, 입주 물량 감소 등으로 전셋값 상승이 지속되자 매수세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둘째 주(1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1% 뛰었다. 12주 연속 오름세로, 전주(0.09%)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서울 25개 구가 모두 강세를 나타냈다. 성동구는 0.26% 뛰어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서초구(0.21%)·송파구(0.14%)·강남구(0.12%) 등 강남 3구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된 노원·도봉·강북구도 2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5월 넷째 주(27일) 보합세였던 노원구는 지난주 0.02% 오르더니, 이번 주에는 0.03%로 상승 폭을 키웠다. 강북구와 도봉구도 집값이 전주 대비 0.04%, 0.01% 상승했다.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며 온기가 노도강 지역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노원아이파크’ 전용 면적 131㎡는 지난달 9일 7억5500만원(11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삼성타운’ 전용 84㎡는 지난달 15일 5억1300만원(2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전 최고가(4억5500만원)보다 58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지난 2021년과 2021년 노도강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던 20·30세대 ‘영끌족’도 집값 급락세가 멈추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 도봉구 아파트를 매수한 20대 집주인 B씨는 “앞으로 출산 계획이 있어 ‘집 갈아타기’를 고민했는데 집값이 빠져서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며 “최근 노도강 아파트값이 회복되고 있는데 과거처럼 떨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전세금 상승세 속 매매가격 하락 우려가 점차 줄어들고 선호지역·단지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꾸준히 유지되는 상황”이라며 “간헐적으로 신고가 거래가 발생한 후 매도 호가가 상향 조정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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