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 개표 이후 출렁였다 회복세
모디총리 정책 동력 약화 우려 제기
장기 성장 동력은 여전히 유망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총선 이후 흔들렸던 인도 증시가 안정을 찾아가며 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여권 연합이 당초 예상과 달리 가까스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서 정책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지만 시장은 여전히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1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 간 인도 펀드에 1461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기간 국내 29개 인도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88%다. 북미(6.55%)는 물론 베트남(5.82%), 일본(0.52%), 중국(0.4%) 등의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1주로 좁혀도 482억원이 순유입됐다. 인도 증시가 최근 1년 사이에만 20% 넘게 오른 만큼, 그간 진입 시기를 고민했던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 기회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장 큰 이유로는 정책 불확실성이 꼽힌다. 모디 총리가 이끈 여권 정치연합이 기대했던 압승에는 실패하면서 ‘모디노믹스’(모디 총리의 경제 정책)의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이에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센섹스지수는 총선이 시작된 지난 4월19일부터 개표 전날인 이달 3일까지 4.6% 상승하다가 다음 날 -6% 가까이 내렸다. 이날 인도증시의 변동성지수(VIX)도 한때 31.5를 넘기기도 했다.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하락분을 만회한 상태다. 센섹스 지수는 지난 4일 7만2000선까지 밀렸다가 현재 7만6000선을 회복했다. 니프티50지수도 4일 급락한 뒤 곧바로 5일 3.36% 상승마감했다. 6일(0.89%)과 7일(2.05%)에도 상승마감하면서 급락분을 모두 되돌렸다.
총선 결과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지닌 잠재성이 여전히 매력적인 것으로 분석되면서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디 총리가 이끄는 국민민주연맹(NDA)가 하원 의석 과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입법 및 예산 권한은 여전히 모디 총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모디노믹스 3기의 방향성도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장기 성장성도 여전히 유망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0년 이후 인도 증시를 이끌어왔던 공급망 재편 수혜감과 높은 경제 성장률 두 요인 모두 주효하다는 설명이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인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7%로 신흥국 경제를 선도할 것"이라며 "아마존·애플·구글·폭스콘·마이크론·AMD 글로벌 대표기업들도 인도에 생산망과 공급망을 구축하거나 현재 논의 중"이라고 했다.
또 전문가들은 당분간 단기 변동성이 나타나겠지만 견조한 내수경기와 기업이익이 증시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봤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디노믹스의 추동력이 상실된다면 멀티플 훼손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당분간 약세 흐름이 예상되나 민간소비와 소비심리 개선이 이어지는 만큼 중기적 관점에서 인도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