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인천경제청의 영종 국제학교 유치 업무 개입해 총괄
인천경제청, 내주 중 인천시장 공모 지침 최종 확정 받을 듯
인천시·경제청의 공모 강행 배경 둘러싼 의혹들만 키워
국제학교 공모 파행, 인천시에서 비롯됐나
침묵으로 일관한 인천시장의 이중적 국제학교 유치 행보 드러나
영종 주민들, 인천시장에 명문 국제학교 유치 촉구 ‘이란격석’
영종 국제학교 유치 사업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적으로는 인천광역시가 ‘컨트롤 타워’였다.
지난해부터 개발업자 공모방식을 둘러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제청)과 영종 주민들 간 이견으로 장기간 파행을 겪고 있는 영종국제도시 골든테라시티(구 미단시티) 내 국제학교 유치 사업이 비단 경제청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천시(황효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의 총괄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영종 국제학교 유치는 송도처럼 국제학교를 직접 선정해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1년 내내 공모만을 주장해 온 경제청의 배후에는 인천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청이 빠르면 내주 중 인천시로부터 영종 국제학교 유치 방안에 대한 공모 지침을 최종 확정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명문 학교를 직접 유치해 달라는 영종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된 채 결국 명문학교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운 공모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가 ‘컨트롤 타워’… 영종 국제학교 유치 업무 총괄 지시
이 대목에서 그동안 국제학교 유치 업무를 주도해 왔던 경제청이 황효진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 중심으로 업무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된다.
그동안 김진용 전임 경제청장부터 윤원석 신임 청장에 이르기까지 공모만을 주장해 온 경제청이 송도와는 다르게 공모 추진을 거부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글로벌도시 업무 분야를 지휘하는 황 정무부시장의 영종 국제학교 유치 업무 총괄은 유정복 인천시장의 지시에 의해 추진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얼마전 유정복 시장의 핵심공약인 ‘뉴홍콩시티’가 ‘글로벌톱텐시티’로 사업명칭이 바뀐 것처럼 이번에도 영종 국제학교 유치 방식을 ‘일반 공모’에서 ‘국제 공모’로 명칭만 바뀌었을 뿐, 경제청이나 인천시도 공모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인천경제청이 ‘공모의 틀’에서 벗어 날 수 없었던 그 배후에는 유 시장의 민선 8기 인천시가 있었고 영종만 유독 공모로 추진할 수 밖에 없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지 않고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최근에 송도국제도시 인천글로벌캠퍼스(IGC)에 국제학교(대학) 2곳을 유치한 유 시장의 모습에서 엿볼 수 있다. 지난달 1주일 사이에 유 시장은 공모가 아닌 양해각서(MOU) 협약으로 영국 사우스햄튼대학과 미국 매네스 음대를 신속하게 유치했다.
1년간 파행을 겪어 왔던 영종 국제학교 유치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방식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송도와 다르게 영종은 편파적인 국제학교 유치 업무를 하고 있다고 경제청을 비난했다.
경제청과 인천시가 계속 공모로 강행할 수 밖에 없었던 여러가지 정황들도 있었다.
지난 3년 간 영종 주민들이 간절히 바라던 영국 최상위급 명문 학교 킹스칼리지스쿨(이하 킹스)이 영종에 국제학교를 설립하겠다는 의향을 밝혀 왔지만, 인천시와 경제청은 공모를 이유로 킹스 유치를 마다했다. 결국 킹스는 지난달 초 고양시로 넘어갔다.
여기에 2년 전 주민들과 유 시장이 체결한 ‘영종 국제학교 유치 공약협약서’마저 무시당했다.
영종 국제학교 유치 둘러싼 개발업자들 수년간 로비 소문 나돌아
또한 영종 국제학교 공모 방식은 학교를 기회로 삼아 개발이익을 노리는 업자들이 학교 주변에 토지를 대거 사들이는 등 개발업자들이 판을 치게 만들었다.
주목할 점은 공모했을 때 어떤 학교가 선정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공모하기도 전에 특정 학교와 손잡은 개발업자가 수천억원 대의 학교 인근 토지를 미리 매입했다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 항간에는 특정 학교가 공모에서 무조건 된다는 소문과 밀어주기 의혹들이 나돌았다.
일례로, 국제학교 주변 개발이익을 목적으로 설립된 시행사 A국제학교개발원㈜은 2021년 10월 국제학교 설립 부지 인근에 상업용지(인천시 중구 운복동 1278-1, 1278-2) 2만7000평을 약 1300억원에 사들인 적이 있다. 시공을 맡기로 한 B건설사도 이 부지에 2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와 B는 C국제학교와 함께 공모에 참여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 경제청의 한 고위 간부는 공모를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말 못할 사정이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송도 국제학교 유치 방식(MOU)과는 다르게 영종 국제학교 유치를 공모로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 경제청 내부에서도 의견들이 분분했지만, 인천시의 지침을 따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6월 경제청 주최로 열린 영종 국제학교 유치 공모 사업설명회에서 영종이 지역구인 인천시의회 신성영 의원이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학교 선정방식이 아닌 경제청이 추진하는 개발업자 주도 공모 방식이어야 한다고 나서다가 몸싸움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허식 시의회 의장도 당시 의혹이 난무한 국제학교 설립 유치가 현행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시의회 차원에서 법률 검토 등을 통해 상세하게 들여다 보겠다고 했지만, 말 뿐이었다. 인천시의회 역시 인천시를 의식한 듯 지금까지 국제학교 유치 논란에 대해 일언반구(一言半句) 언급조차 없다.
또 영종 지역구 출신인 배준영 국회의원(국·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도 지난달 경제청으로부터 영국 등 유럽 출장 보고를 받으면서 공모를 통해 국제학교 유치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요청했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국제학교 유치 논란의 본질도 모르는 지역 국회의원이 주민들과 대화 한번 없이 경제청의 공모 입장만 들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러한 정황들로 보아 영종 국제학교 유치는 공모 방식만을 이미 정해 놓고 있었다. 결국 공모의 배경에는 킹스와 같은 최상위급 명문학교를 제끼고 중하위급 학교를 유치할 수 밖에 없는데다가, 국제학교 개발이익을 노린 업자들 밀어주기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는 개연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영종 주민들, 인천시장이 국제학교 유치 직접 나서주길 바랬지만 ‘헛발질’
영종 주민들은 이러한 사실도 모르는 채 그동안 경제청에 공모하지 말고 제대로 된 명문 국제학교를 직접 유치해 달라고 촉구했지만, 이란격석(以卵擊石),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영종 주민들은 킹스 유치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비롯해 서명운동과 기자회견 등 경제청을 상대로 온갖 노력을 해 왔지만, 이 모든게 허사였기 때문이다.
경제청의 공모 추진 때문에 개발업자 로비가 판칠 수 밖에 없었고 파행이 계속돼 왔는데 공모 지침 최종 결정권자인 인천시장에게 명문학교(킹스) 유치를 그토록 원했던 주민들은 그동안 헛발질만 계속한 것이다.
인천시가 컨트롤 타워가 돼 영종 국제학교 유치 업무를 총괄했고 또 1년 내내 침묵으로만 일관하던 유 시장의 이중적 국제학교 유치 행보도 그러했듯이, 결국 영종은 공모 방식을 벗어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임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과연, 인천시와 경제청이 주장하는 국제 공모를 통해 최상위급 킹스와 동급이거나 그 이상의 명문학교가 유치될 수 있을지, 그 결과를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다.
만약, 그동안 경제청에 제안해 온 몇몇 학교들이 공모에 참여하고 그 중 하나가 선정된다면, 국제 공모는 특정 학교를 밀어주기 위한 형식절차에 불과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주민들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국제 공모를 한다고 과연 최상위급 킹스와 같은 동급이거나 그 이상의 해외 명문학교들이 독자적으로 공모에 참여할 학교들이 있을지 의문이다. 최상위급 명문 학교들은 공모를 통해 경쟁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공모는 국제학교 유치 사업을 하는 한국 에이전시들이 참여하는 공모가 될 것이다. 따라서 공모는 경쟁력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방식이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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